심장병(5)|인공 심장 박동 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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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3월초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심장질환 치료를 위해 이식 받는다고 보도돼 관심을 모았던「인공심장 박동 기(Pace Maker)」는 우리 몸 속에 설치하는 일종의「발전기」다.
심장은 우리 몸의 다른 장기와는 달리 심장 자체 내에서 전기자극이 만들어지고 이 전기자극이 심장근육에 전달됨으로써 심장의 수축·이완이 거듭된다. 전기적 자극은 우측 심방위쪽의 동결 절에서 만들어져 심방과 심실사이의 방실 결절에 전달된 뒤 심실로 뻗쳐 가는 전깃줄 같은 신경전달 조직으로 연결돼 심장을 박동 케 한다.
연세대 의대 조승연 교수(심장내과)는『동결 절·방실 결절·심실의 신경전달 조직에 이상이 생기면 전기적 자극 형성·자극전도가 잘 되지 않아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부정 맥의 일종)현상이 생긴다』며『이렇게 약해진 심장 수축에 규칙적인 전기자극을 보내 박동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인공심장박동기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인공심장 박동 기에는 임시형·영구형이 있다. 전원이 체외에 있는 임시형은 수일간 박동 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사용하며 체내에 아예 전원을 삽입하는 영구형은 장기간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이식한다.
영구형 인공심장 박동 기 내부에는 리튬전지가 내장돼 있어 전기적 자극을 발생시키며 이는 작은 전극이 붙어 있는 두 줄의 카테테르를 통해 심방과 심실로 전달된다.
인공심장 박동 기를 이식한 사람은 매일 아침 일찍 같은 시간에 맥박을 재어 박동 기를 점검해야 하며 고압선·변압기근처나 레이다 기지 같은 강한 전기간섭을 받기 쉬운 장소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 주의가 필요하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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