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후계자에 알두리 수니파 지도자로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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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집권 당시 제2인자로 알려졌던 이자트 이브라힘 알두리(64.사진) 전 혁명위원회 부위원장이 후세인 처형 이후 수니파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다. 알두리는 3일 인터넷에 성명을 올리고 "모든 저항단체를 포괄하는 범수니파 지하드(성전.聖戰) 전선을 구축해 미국의 점령을 종식하자"고 촉구했다. 후세인 정권의 원로 정치인이던 알두리가 저항의 전면에 나서면서 수니파의 공세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랍권에서 나오고 있다.

후세인의 최측근 중 한 명이던 알두리는 2003년 이라크전 직후 몇 번의 체포와 사살 위기를 넘기고 현재 예멘 또는 시리아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이라크 정부가 쫓고 있는 후세인 잔당 가운데 현재 최고위 인사로, 미군은 그의 목에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놓고 있다.

미군 당국은 그가 이미 후세인을 대신해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며 중북부 수니파 저항을 원격 지휘해 왔으며,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후세인 해외 은닉 자산의 열쇠를 쥔 인물로 보고 있다. 후세인 정권 당시 집권 바트당은 미군의 이라크 점령 직후 해산됐으나 후세인이 처형된 지난해 12월 30일 조직을 재건하고 알두리를 지도자 겸 후세인 후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3일의 성명은 그가 바트당 지도자 자리를 수락하면서 냈다.

알두리는 성명에서 "후세인은 미국.영국.이스라엘 범죄집단의 손에 암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적들이 완전 몰락하고 이라크가 해방될 때까지 이라크와 아랍 전사들은 성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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