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수도권 내 공장 증설 불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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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4일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은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의 수도권 내 공장 증설 허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하이닉스 공장 증설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관계기사 10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연내 서울 외환시장 내에 원-엔 시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엔 원-달러 시장만 있으며 여기에서 결정되는 환율과 국제 외환시장의 엔-달러 환율에 따라 원-엔 환율이 자동으로 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달러화 값이 떨어지고 해외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엔 환율이 급격히 하락한다.

이런 문제로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에 원-엔 시장을 별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원-엔 시장은 1996년 개설됐다가 거래량이 적어 곧 폐쇄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재경부는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가입한 영세 사업자에 대해선 카드회사에 내는 수수료를 낮춰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영세 자영업체의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서다.

재경부는 금융연구원을 통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분석 표준안을 마련해 수수료율 체계를 개편할 방침이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1.5~4.5%이며, 평균으론 2.4%다. 이 가운데 영세 가맹점이 물고 있는 수수료는 3.6%로 다소 높은 편이다.

재경부는 또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보육.간병.교육 등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 예산을 지난해의 배 수준인 1조2945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부 대출로 바꾸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재경부는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가계의 원리금 부담이 커져 전체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경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낮은 4.5%로 전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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