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종 꽃 이름 유래 책 낼 터"|「꽃」주제로 두 번째 사진전 고성 동광농고 황중락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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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자연은 인간이 영원히 숨쉬고 살아갈 고향입니다.』
우리 꽃을 영상에 담기 위해 들과 산을 찾은 지 5년만에 20일부터 24일까지「꽃」을 주제로 두 번째 사진전을 연 황중락씨(46·강원도고성 동광농고 교사)는 최근 낙동강 페놀 방류사건 등으로 우리의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88년 강원대에서「조경소재 개발을 위한 다래의 생리상태에 관한 연구」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황씨는 석사과정 논문준비를 위해 84년부터 야생화훼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사진정리를 하면서 자신의 사진기술이 부족함을 느낀 황씨는 85년 춘천 사진 동호회에 가입, 사진작가들로부터 기초부터 익혔다.
사진을 배우면서 사진 공모전 등에도 출품했던 황씨는 87년부터 자생식물 촬영에만 전념, 89년 야생화 39점으로 첫 전시회를 연후 이번에 두 번째로 60점을 선보였다.
금강초롱·해국·진득찰·해란초·박 등 일반인들에겐 이름과 모습이 생소한 야생화를 전시한 황씨는 자신의 작업을『우리 꽃의 이름을 찾아 주고 얼굴을 익히는 작업』이라고 표현한다.
현재까지 황씨가 카메라에 담은 식물은 6백여 종 5천여 커트.
그동안 산과 들을 의롭게 헤집고 다니느라 군 주민들로부터 간첩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 황씨는 올해부터 설악산의 자생식물을 영상으로 포착하기 시작했다.
황씨는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 도감을 위한 사진, 예술작품을 위한 사진, 식물의 특징을 강조한 사진등 세 방향에서 촬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식물도감은 일반인들이 알지 못할 정도로 잘못 표현된 사진이 많다고 밝힌 황씨는『경제사정으로 언제 될지는 모르나 나의 작업을 이해하는 아들(병현· 13)을 통해서라도 도감을 새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황씨는 현재 1천3백 종까지 수집된 식물이름에 대한 유래를 보완, 책으로 엮어 낼 계획이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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