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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정치인 닮아간다”구설(지방의회 중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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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분 과대평가… 야밤 당직검열까지/행사초청 안했다고 동장 폭행도
○구청국장 찾아가 호통
○…지방의회의원들에 대한 예우문제가 자치단체마다 풀어야할 과제로 등장한 가운데 서울지역에선 최근 일부구의원들이 지나친 「대접」을 요구하거나 「월권」을 자행,기성정치인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난소리가 쟁쟁.
모구의 한의원은 개원식을 앞두고 한밤중에 구청당직실을 방문,『당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검열을 하러왔다』며 숙직근무자들을 불러세우려다 항의를 받기도 했고 다른 구에서는 의원이 자신이 내건 선거공약 이행가능성에 대해 구청의 담당계장이 전화를 걸어 설명하자 상급 과·국장을 찾아가 『계장이 건방지게 의원에게 전화를 걸도록 해서야되느냐. 최소한 국·과장급이 직접 해야할 것 아니냐』고 호통을 치기까지 했다는 후문.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아무리 30년만의 지방의회라지만 일부 의원들이 지나치게 신분을 과대평가하는 바람에 구직원들과 사소한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며 『특히 언론에서 이들의 신분이 벼슬이 아닌 봉사직임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고 초창기의 어려움을 하소연.
○20여분간 행패부려
○…시의원이 출신지역 동사무소 주최행사에 자신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동장에게 폭언을 하고 행패를 부린 일이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발생.
가릉1동 동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쯤 이 지역 시의원인 이직래씨(49)가 동사무소를 찾아와 조춘성동장(56)에게 『특정의원만 편파적으로 대우하면 죽이겠다』고 폭언을 퍼부은후 주먹으로 가슴을 때리는등 20여분간 행패를 부렸다는 것.
동사무소측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동사무소 앞에서 주민행사를 가졌는데 이의원과 함께 당선된 의원이 우연히 지나다 이를 보고 우유 2박스를 전달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이의원이 자신만 초청않은 것으로 알고 흥분했다는 것.
이를 지켜본 한 직원은 『앞으로는 동사무소 행사도 마음대로 못하겠다』고 한숨.
○의장단 불신임안 제출
○…개원 첫날 의원윤리강령을 채택,한때 우쭐하기까지 했던 경기도 과천시의회 의장단은 일부 의원들이 지난 16일 의장단 불신임안을 제출하자 서로 반목하는등 벌써부터 내분조짐을 보이고 있어 사정이 완전히 뒤바뀐 느낌.
과천시 의회의원 7명 가운데 의장단불신임안을 낸 이모의원(43)등 3명은 윤리강령 선포가 의원전체의 의견일치없이 행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경필부의장등 의장단은 불신임안 제출이유가 이씨등이 의장선거에서 탈락한데 대한 불만에 따른 트집이라고 반박하는등 공방을 계속.
도민들은 30년만에 이루어진 풀뿌리 민주주의가 초기단계부터 추태를 보이자 당초부터 우려했던 의원들 자질이 문제라고 개탄.
○맥빠진 지자제세미나
○…광주시가 기초의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지난 19일 시공무원교육원에서 「구의원 지방자치세미나」를 가졌으나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자 섭섭함과 불쾌감을 동시에 노출.
광주시는 이날 세미나에 국회사무처의사과장과 전남대교수까지 초빙,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등에 관한 교육(?)을 할 계획이었으나 시관내 4개구의회의원 1백10명중 41명이 불참해 다소 김빠진 가운데 진행.
구의원들이 무더기로 불참한 것은 행정부측에서 세미나를 일방적으로 결정한데 대한 반발로 알려져 앞으로도 행정과 의회간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
○아들이 개업안내장 뿌려
○…경남 울산군 의회 박모의원의 아들인 현직경찰관이 호화레스토랑을 개업하면서 안내장을 군청 각사무실에 일일이 배포하자 공무원들이 못마땅한 표정.
울산 남부경찰서 박모경장은 1주일전에 군청 실·과에 나타나 M레스토랑을 시내에 개업한다며 안내장을 나눠주고 많이 이용해 달라며 부탁.
일부 군청직원들은 『현직경찰관이 아버지인 의원의 위세까지 업었으니 박봉을 털어서라도 한번은 가봐야하지 않겠느냐』며 볼멘소리.
○사무직원 모자라 곤혹
○…강원도의회가 개원했으나 의회사무국 직원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확보된 사무국직원은 2백27명정원에 절반이 조금 넘는 1백28명뿐으로 행정직공무원으로 채워지는 간사 및 행정요원만 전원 채워졌을 뿐 기록요원은 46명중 8명,운전직은 24명중 14명,타자수는 22명중 15명만이 확보된 상태.
또 공무원과 정당출신인사들이 자리싸움을 하고 있는 전문위원 23명은 아직 당정에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1명도 확보치 못한 상태.
○지역행사에 일일이 참석
○…부산지역 일부 구의회의원들은 지난 15일 개원 및 의장단선출등을 위한 임시회의 회기가 끝나자 지역의 각종행사에 적극 참석하는등 지역구관리를 본격화하는 느낌.
동구의 정택송(53·사업)·김경출(54·사업)의원등 3명은 지난 21일 오전 10시 초량4동 초량중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동구청장배 배드민턴 동호인대회에 참석,격려금 25만원을 전달.
또 영도구의회 김종헌의장은 지난 21일 오전 10시 영도국교에서 열린 무궁화조기축구회 창립20주년 행사에 참석,격려금 40만원을 내놓았다.
강서구 이우열의장등 의원 4명은 22일 오후 2시부터 구청등 유관기관을 방문,의정활동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뒤 건삼 7만5천원어치를 전달,
○“축의금 많이든다”투덜
○…경북경주 시·군의원들은 하루에 10여통씩 쏟아지는 결혼·회갑등 각종 초청장의 처리를 놓고 고민.
이모의원(49)의 경우 지난 21일에는 다섯군데에서 결혼청첩장을 받고 얼굴 내밀기에 바빴으며 『축의금만도 수십만원이 들었다』고 엄살.
의원들은 기공식·준공식등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에까지 의원이 반드시 참석한후 격려금을 내놓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걱정.
○의원징계 동의안 내놔
○…전주시의회(의장 강길구)는 시의회의장 선출과정에서 금품수수설을 폭로해 물의를 빚은 계대규의원에 대한 징계동의안을 시의회 사무국에 제출.
전체 45명중 31명이 서명,제출한 계의원에 대한 징계동의안은 지방의회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타인을 모욕,의사장내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재적의원 3분의2이상 찬성으로 경고·사과·30일이내 출석정지·제명 등을 할수 있다는 지방자치법 제75조 및 78∼80조에 따른 것.
계의원은 지난 15일 전주시 의회의장선거에서 강길구씨가 당선되자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강씨가 13일 저녁 신민당 손주항의원을 찾아가 의장에 당선되도록 도와달라며 3천만원을 내놓았다가 거절당했다고 폭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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