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영화·콘서트 … 한국의 정신 스페인 물들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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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행사 전반 책임자인 커미셔너의 중도 사퇴, 스페인 주최측과의 마찰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스페인 아르코 주빈국 행사의 윤곽이 드러났다.

행사를 40여일 앞둔 3일 2007 아르코 주빈국조직위원회(위원장 박광진)는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아르코는 스페인 정부가 마드리드에서 매년 여는 미술 전시 행사로 세계 5대 아트페어 중 하나다. 매년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각국에서 참여한 화랑의 미술품을 감상한다. 올해(2월 15~19일)엔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됐다. 주빈국에 선정되면 아트페어 부스 공간을 무료로 사용하고, 주변 전시장.영화관.콘서트장 등 부대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이를 통해 해외에 한국미술뿐만 아니라 영화.공연 등을 다각적으로 선보이는 기회가 된다. 문화관광부가 35억원(협찬금 6억원 포함)을 지원했다.

◆ 90명, 한국의 젊은 작가가 간다=주요 행사인 아르코 아트페어에 한국은 14개 화랑 3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아르코의 종합전시장인 이페마(한국의 코엑스 같은 전시장) 내 10개 전시장 중 두 곳에 둥지를 튼다. 참여 갤러리는 현대 갤러리.국제 갤러리.아라리오 갤러리.가나아트 갤러리 등으로 최우람.이강욱.배준성.권오상.권기수 등 작가가 참여한다.

이외에 주변 전시장 일곱 곳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동시다발로 열린다. 눈에 띄는 것은 백남준 1주기 회고전이다. 2월부터 3개월간 전시되는 '환상적이고 하이퍼리얼한 백남준의 한국비전'전은 '백팔번뇌'등 멀티모니터 설치작과'율곡''단군'등 조각 로봇 연작 등 한국적인 정서를 드러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대안공간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 '도시성을 둘러싼 문제들'전, 주명덕 사진으로 바라본 '한국전통공간디자인'전 등이 마련된다. 아르코 한국 측 커미셔너인 김정화씨는 "관람객들이 전체 전시를 둘러보면 한국 미술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기덕.홍상수 특별전 등 부대행사=미술 전시 외에 영화제와 공연 등도 다채롭다. 한국영화특별전에는 '바람난 가족''달콤한 인생''왕의 남자'등 국내에서 사랑받은 최근작 10편이 소개된다. 스페인에서 잘 알려진 김기덕 감독의 '섬''나쁜남자' 등 전작 12편은 씨네 도레라는 극장에서 별도로 2주간 상영한다.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한국을 알리는 공연도 잇따른다. 김금화의 전통 굿판, 안은미 댄스 컴퍼니의 춤 공연, 어어부 프로젝트의 음악 공연 등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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