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올바른 '부모교육' 받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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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힘든 직업은 바로 '부모'가 아닐까.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뒤 부모 노릇을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

EBS가 지난 9월 말 개편 때 시작한 '생방송 60분 부모(월~금요일 오전 10시)'는 '부모가 되는 일도 반드시 교육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똘똘 뭉친 프로그램이다. '공부 때문에 마음이 상한 아이들''일하는 엄마와 자녀의 애착 쌓기''숨은 잠재능력을 찾아주라'….

지난 한달여간 방송된 주제들은 그간 부모들이 해답을 찾기 어려웠던 자녀 교육의 고민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60분 부모'는 전문가와 일반 부모 패널들이 출연해 이런 문제들에 대한 적절한 조언을 던져줌으로써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애쓰는 이들을 위한 맞춤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컨대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의 경우 너무 억압하고 통제하는 부모의 태도가 원인임을 지적한 뒤 부모의 행동부터 바꾸고 아이에겐 '가장 좋은 약'인 칭찬을 아끼지 말라는 식이다.

이 프로의 생방송이 진행되는 60분간 끊임없이 울려대는 스튜디오의 전화,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빼곡하게 올라온 글들은 그동안 '부모 교육'에 목마른 부모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준다. '둘째를 가진 뒤 첫째에게 소홀했던 게 후회돼요. 둘째에게 감기를 옮길까 싶어 언젠가 방문을 잠그고 첫째를 못들어오게 했더니 목놓아 통곡을 하다간 6개월이나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더군요…'사연 중엔 진솔한 체험담이 적지않다.

엄한숙 PD는 "부모로서 부끄럽고 가슴 아픈 상처까지 털어놓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를 만들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엄 PD를 비롯해 최남숙.강영숙 PD까지 '…60분 부모'를 맡고 있는 세 명의 연출자들은 이전에 '육아일기''부모교육파일' 등을 만들었던 부모 교육 프로의 전문가들. 사내에서 '숙자매''삼숙이' 등의 별칭을 얻은 이들은 젖먹이에서 유치원생에 이르는 자녀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시청자에 앞서 제작과정을 통해 연출자며 진행자들까지 돈 주고도 못 배울 것들을 보고 느낀다는 '…60분 부모'의 진지한 자세가 돋보인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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