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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 노-사 함께 나선다|「페놀」이후 기업체마다 오염 막기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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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낙동강 페놀 유출사고로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업체에서 노와 사가 한마음이 되어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공해 배출시설 개선 및 점검활동을 강화하는 등 바람직스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격적인 임금 협상 기를 맞아 노사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와중에서 모처럼 뜻을 함께 해 추진되고 있는 환경보호 움직임은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새 강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노조 측=한국 노총(위원장 박종근)이 지난달 25일 조직적인 공해방지 운동을 전개키로 하고 이 달 초「환경보호 운동을 위한 노동 조합의 활동지침」을 내려보냄에 따라 각 노조에서는 각 사업장 특성에 맞는 환경보호 운동을 자율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한편 단체 협약에 「환경권 보장」에 관한 조항의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노총은 각 노조의 자율적 환경 보호 운동으로 ▲동일 업종 또는 동일 지역 내 타 사업장과 환경보호와 관련한 연대활동 및 정보 교환 ▲민간단체의 환경보호 운동에 적극 참여 ▲유해물질로 환경 오염을 야기한 사업체의 제품 불매운동 ▲환경오염 실태 조사 및 개선사례교육활동 등을 권유하고 있다.
또 단체협약을 통한 활동으로는 ▲단체 협약에「환경권 보장」에 관한 조항 신설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작업지시 거부 및 시정요구 ▲환경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한 진정·고발 ▲조합원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제고 및 지식습득을 위한 교육 등 이 실시되어 왔다.
노총은 이와 함께 15일 환경오염 실태 조사반을 구성, 1개월 예정으로 환경 오염 위험지역을 돌며 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각 노조의 환경오염 방지노력 활동 상을 점검키로 했다.
노총의 한 관계자는『사용자측이 환경오염 방지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철저히 맞서겠지만 공해방지를 위해 노력할 경우 적극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업 측=인천시 작전동392 해태그룹 계열 해태 음료(대표 김현근)의 경우 이 달 초 종업원 4백80명에 대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폐수배출 시설 관리에 철 저를 기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이다.
또 폐수 다량배출 업체인 인천시 학익동 515 동양화학 그룹 계열 동양화학(대표 이수영) 도 수질·대기·소음·진동 등의 오염배출시설 관리인에 대해 수시로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는가 하면 47억 원을 들여 폐 액 탈수 공장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금성사 창원공장의 경우 냉장고·조리 기기·콤프레서·도장 실 등에서 발생하는 하루 2천5백 입방m의 폐수를 하루처리 용량 4천5백입방m인 폐수처리 시설을 통해 중화반응·응집 침전 등 2단계 처리과정을 거쳐 완전 정화처리하고 있다.
회사 자체 환경실험실에는 중금속 측정기인 원자 흡광 광도 계 등 30여종의 첨단 측정 장비를 갖춰 폐수 배출 허용기준치의 20%이하로 정화 처리토록 하고 있다.
페놀 사태 이후에는 사원들에게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환경오염 사진전·표어·포스터 사내 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삼성 중공업도 식당 등에서 발생하는 오수에 대해 3중 여과·정화 장치를 거쳐 처리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우 중공업과 한국종합 기계 등 대기업 계열사는 3월말부터 두산전자 페놀사태이후 그룹 감사 반이 폐수시설에 대한 점검과 담당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간부들의 1일 점검을 의무화하고 있다.
대구시 비산 염색 공단의 경우 1백11개 입주업체에서 하루 7만t의 폐수를 배출하고 있으나 공단종합 폐수 처리장의 처리 능력이 떨어져 COD허용 기준치 1백99PPM보다 40∼50PPM이나 초과 배출하는 등 지난 한해동안 20억 원의 폐수배출 부과 금을 물었다.
특히 지난달 16일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후 대구시의 강력한 행정조치로 1백20억 원의 예산을 투입, 오는 8월30일까지 집 수조 확장공사를 조기 완공키로 하고 대형 폭 기조 5대를 구매하는 등 폐수처리 시설의 보완공사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 원대동 대구 3공단은 1백71개 입주업체 가운데 산업 폐수를 배출하는 도급업체 등 18개 업체에 대한 집중적인 지도·단속에 들어갔다.
공단 이사장 정차식씨(63·화섬 염직 대표)는『환경오염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며『3공단은 무비 카메라를 갖춘 상설단속반을 편성, 입주 업체들의 비밀 배출시설이나 무단 폐수 방류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측=경남 도는 수질 오염의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 하루 74만t의 생활하수를 정화하기 위해 합성세제 덜 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도는 지난달 25일 이·미용업소와 숙박·세탁·목욕 업 조합 및 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샴푸·린스 등 합성세제 덜 쓰기 결의대회를 가진 이후 반상회 등을 통해 일반가정에서도 이 운동에 적극참여, 합성세제 덜 쓰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도는 목욕탕 8백67개와 이·미용업소 7천3백36개소 등 1만2천7백여 개의 서비스업체와 각 가정에서 합성세제 덜 쓰기 운동 이후 합성세제 사용량이 약80%정도 줄어든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인천시 등 행정기관의 오염물질 배출 업체 관리에도 긴장이 지속돼 특별단속이 전개 중.
인천지역 배출시설 설치 사업장은 대기 1천8백25개소·수질 1천2백59개소·소음 및 진동 2천3백16개소 등 모두 3천2백36개소(오염 물질별로는 연 5천4백 개소)로서 이중 서울지방 환경청이 1천10개소를 관장하고 있으며 인천시와 6개 구청이 관리·감독하는 사업장은 2천2백26개소(오염물질별 누계 연 3천4백25개소).
시는 이에 따라 구와 합동으로 단속반을 편성, 페놀 사건 이후 특히 3백78개 폐수배출 사업장에 대한 단속을 펴 14개 위반업체를 적발했다.
시는 적발된 업소에 대해 3개소를 조업 정지시키고 2개소는 폐쇄 명령을, 8개소는 개선명령을 내리고, 1개소는 경고 조치했으며 이중 5개 업체는 사직 당국에 고발했다.【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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