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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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싱그러움을 닮은 빛깔, 초록이 뜨고 있다. '애플 그린' '라임 그린'은 이미 IT·전자제품 업계 컬러 마케팅의 포인트 색상이 된지 오래다. 최근엔 리빙용품은 물론, 패션과 뷰티에까지 초록물이 들고 있다.

2007 컬러 트렌드
연한 그린 컬러가 블랙·화이트·실버 일색의 휴대폰 시장 판도를 바꿨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감각적인 색상에 목말라 하던 고객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 더욱 얇고 작아진 아이팟 나노 2세대 역시 발랄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전자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강 모(40)씨는 "젊은 고객들은 대부분 밝은 원색 제품을 많이 찾는다"며 "그린의 인기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핑크"라고 말했다. 일본 최대의 IT기업 소니도 휴대용 USB 메모리 스틱에 애플 그린 색상의 속이 살짝 비치는 반투명 소재를 이용했다.
국내기업도 이에 뒤질세라 화사한 컬러의 휴대폰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패션에 민감한 신세대들을 겨냥해 최근 라임 그린·노블 화이트·핫핑크 세 가지 색상을 슬림폴더 지상파 DMB폰에 추가했다.
가전업계도 라임 컬러를 도입했다. 유러피안 가전 브랜드 일렉트로룩스는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의 코드 없는 청소기 '뉴 에르고 라피도'에 5가지 색상을 입혔다. 이를 기념해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코즈니와 함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컬러 찾기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총 5377명 중 약 25%에 해당하는 1372명이 라임 그린 컬러를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초록의 신선함은 꽃무늬에서 절정을 이룬다. 20년간 마리메코의 헤드 디자이너로 일한 마이아 이솔라의 패턴 '피에니 우니코'는 그의 딸 크리스티나 이솔라에 의해 컬러 배합이 완성됐다. 세계적인 명성의 플레이버와 쿠보아 벽지 또한 식물이나 자연을 모티브로 삼아 그린 계열의 색상을 충분히 이용했다. 디자이너 필립 스탁도 싱그러운 그린의 향기에 흠뻑 취하기는 마찬가지. 심플한 감각이 묻어나는 스툴에서도 라임의 잔향을 느낄 수 있다.
게코 그린의 자동차는 도로를 점령했다. 여성의 마음이 쏙 빠지는 뉴 비틀 카브리올레 역시 초록을 만나 더욱 앙증맞은 모습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풀빛 사랑'은 점차 짙어갈 전망이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사진 제공= 더유통, 모토로라 코리아, 삼성전자, 소니코리아, 아이콘디자인, 이현디자인, 일레트로닉스 코리아, 폭스바겐 코리아
사진·그래픽=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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