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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극우파 “영토반환” 시위/동경 나들이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방 4개섬 논의하고도 공개 안해/“보트카 도수높다” 왕궁만찬서 제외
전후대립과 냉전관계의 종결을 도모하기 위해 실현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일본은 공식적으로 「붉은 융단」의 예우를 갖춰 환영하면서도 북방영토 반환문제에 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가이후(해부) 일본 총리는 예상과 달리 16일 제1차 정상회담에서 4도 반환요구를 단도직입적으로 제기. 그러나 양측은 논의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다만 영토문제가 언급됐다는 사실만은 양측 대변인이 밝힐 수 있도록 하기로 합의. 비탈리 이그나텐코 소 대통령대변인은 이 부분에 관한 보도브리핑에서 『고기 없는 샌드위치』라고 양해를 구하고 『양지도자는 서로 최대한 솔직하고 허심탄회했다』고 의견대립 사실을 간접 설명했다.
○단도 휴대한 괴한도 체포
○…북방 4도와 관련,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 극우파의 연도시위등도 목격.
일본 경찰은 16일 고르바초프 대통령 수행원들이 묵고 있는 한 호텔앞에서 단도를 휴대하고 있던 괴한을 체포했다고 발표.
일본 경찰은 전통적인 일본 예복의 복장에 메이지(명치)시대 밀짚모자를 쓰고 있던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괴한은 뉴오타니호텔 외곽에서 발견됐으며 극우단체의 일원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수사관들이 현재 신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부인 라이사 여사가 일본에서의 스케줄을 마지막 순간에 바꿔달라는 어려운 요청을 해와 일본 관리들을 당황케 했다고 일본 외무부 소식통들이 16일 밝혔다.
외무부의 한 관리는 라이사여사의 요청중 하나는 평범한 시민들이 내집을 갖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알려진 동경의 중류층 가정을 방문하자는 것이었는데 적당한 집을 물색하느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스케줄을 확정할 수 없어 애를 먹었다고.
일본측은 시간상의 제약과 보안상의 이유로 동경시내 중심부에 살고 있는 몇몇 가정의 방문을 제안했으나 이들 가정이 너무 「상류층」이라는 소련측의 반대에 부닥쳐 15일에야 오는 17일 동경 중심부에서 10㎞ 떨어진 스기나미(삼병)구 교외에 사는 한 가정집을 방문하도록 한다는데 가까스로 합의했다는 것.
○라이사 가정집 방문 요청
○…일본 신문들은 16일 저녁 아키히토(명인) 일본 국왕이 주최하는 만찬에 입고 나갈 복장문제를 놓고 양국간의 작은 외교적 마찰이 있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고 보도.
일본 신문들은 소련 대표단중의 일부가 강제적으로 검은색 넥타이를 매는 것에 반발하자 일본 관리들은 소련 대표단이 어두운 계통의 신사복을 입는 것도 양해하기로 했다고 전언.
○…일본 국왕이 16일 저녁 고르바초프 대통령 부부를 위해 궁중에서 베푼 만찬에는 철갑상어등 고급요리가 줄지어 나왔으나 소련의 대표적인 술 보드카는 나오지 않았다고.
궁내청의 한 대변인은 궁중만찬에 도수가 너무 높은 보트카를 내놓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프랑스·일본·중국의 명주를 선택했다고 설명.
만찬이 계속되는 동안 연회장에는 일본의 궁중음악과 함께 차이코프스키,코르사코프 등의 작품이 연주됐다.
○일본인 유족들 면담신청
○…KAL기 격추사건 일본인 유족회는 방일중인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면담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기 격추사건 일본인 유족회의 가와나(천명우수) 회장은 16일 소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일본 외무부에 면담을 알선해 주도록 요청했다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6일 아키히토(명인) 일왕과 가이후(해부준수) 일본총리를 정식 초청했다.
일왕에 대한 고르바초프의 초청은 이날 밤 일본 왕궁에서 열린 환영연에서 행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설속에서 언급되었으며 가이후 총리에 대한 초청은 3시간에 걸쳐 아카사카(적판) 영빈관에서 가진 1차 회담때 이루어졌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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