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한민국호 누가 이끌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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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대 '화합'의 리더십=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왜 이명박이냐'는 질문에 "국민은 나를 일 열심히 하는 사람, 약속을 하면 지키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답한다.

청계천 복원으로 대표되는 성과 중심의 리더십을 말하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모두가 비슷하게 안다. 문제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계획대로 실천하느냐는 것"이라는 게 이 전 시장의 차별화 전략이다.

'프로그램과 콘텐트를 내장한 최고경영자형 지도자'가 그의 세일즈 포인트다.

이 전 시장의 캐치프레이즈는 때론 '파워 코리아', 때론 '강한 한국, 행복한 국민', 또 때론 '부국안민(富國安民)'이다. 그는 이런 말 속에서 '최악의 경제를 살려내고, 10년 내에 국민소득 4만 달러로 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서민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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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 출신답게 "'정치를 위한 정치'의 시대는 갔고, 국가 경영의 시대가 왔다"는 모토를 앞세운다. '야망의 세월'과 '영웅시대'. 두 차례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됐던 극적인 인생 스토리는 그의 또 다른 득점요인이다. 어린 시절 경북 포항의 버려진 사찰에서 거지 가족과 함께 뒹굴었던 소년이 대기업 회장으로 성장한 '샐러리맨 신화'로 그는 서민들의 표심을 파고든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표 무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다. 그는 2004년 탄핵 정국 때 한나라당을 침몰 위기에서 건져냈다. 이듬해 보궐선거에선 '23 대 0'의 신화를 만들었고,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선거에 관한 한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한다는 뜻의 '미다스의 손'임을 여러 차례 입증했다. '신비한 매력'의 주인공, '정체성이 강한 여인'도 세일즈 포인트다.

박 전 대표 측은 사심 없는 애국심과 화합의 리더십이 승리의 요체라고 한다.

박 전 대표가 다듬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대한민국이 최우선입니다'이다. 그의 '사심 없음'과 '화합의 리더십'이 국가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파벌 정치, 지역 갈등의 병폐를 타파하는 치료제란 것이다.

'신뢰' 역시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다. 박 전 대표는 지역.계층.종교 등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기 위해 신뢰가 중요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경제 난국에 빠진 나라는 궁극적으로 사심 없는 리더십이 구원한다"고 강조했다.

◆ '검증된 공인'과 '글로벌 엘리트'=고건 전 총리의 강점은 '검증된 공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서울시장 등 최고위 공직 경력을 두루 가졌다. 고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고 전 총리가 3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하며 일곱 차례나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했다"며 "그때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시점이었다"고 했다.

'청렴성'도 빼놓을 수 없는 세일즈 포인트다. 그에게서 '부패'와 관련된 부정적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민선 서울시장이던 2001년 3월, 국제투명성기구(TI) 말레이시아 본부가 부패척결에 기여한 정치인 및 공직자들에게 주는 세계청렴인상(Global Integrity Medal)을 받았다.

정계개편 논의로 어지러운 여권에서 고 전 총리는 중도실용 개혁세력을 통합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춘 정치인임을 부각하고 있다.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G10 선진강국 건설'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글로벌 엘리트'다. 말끔한 외모에 영국에서의 유학경험(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까지 더해져 그에겐 '국제 신사'의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는 대학 시절(서울대 정치학과)엔 '서울대 3대 운동권'(다른 2명은 법대의 작고한 조영래 변호사, 상대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불렸다. 노동조합 결성을 위해 위장취업했고, 탄광 생활도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지사의 행정경험도 쌓았다. 캐치프레이즈는 '잘사는 나라, 행복한 국민'이다.

◆ "평화와 번영"=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평화와 경제'를 내세운다. 그는 통일부 장관 경험을 들며 자신이 한반도 평화.번영체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정 전 의장 측 관계자는 "남북한 공동 번영의 길을 열 수 있는 역량과 신념이라는 측면에서 여러 대선 예비후보 중 가장 선두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 샐러리맨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그는 "평범한 사람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평화.번영.개혁 세력의 대통합'과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새로운 성장.발전모델 창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다. 평화.번영.개혁은 '정치인 김근태 정책'의 요체다. 김 의장 측 관계자는 "시대정신은 여전히 평화와 번영을 위한 개혁에 있으며 그동안 추진해온 '뉴딜 정책'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교.식.주(敎.食.住)'는 그가 내세울 세일즈 포인트다. '교육.부동산.복지 문제' 발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하겠다는 다짐이다.

최상연.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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