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이렇게 …" 글쓰기·첨삭지도 등 요령 고교·대학서 무료교재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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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과형 논술에 두려움을 갖지 말라. 암기 중심에서 사고력 중심으로,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개별 교과에서 과목 간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글쓰기가 통합교과형 논술이다."

"논제는 '낚싯바늘'이고, 제시문은 '물고기가 노는 강이나 바다'다. 낚싯바늘에 집중하라."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애매한 절충은 불필요하다. 자기 입장을 명확히 제시하라."

일선 고교 교사들과 대학 입학 담당 교수 등 입학처 관계자들이 29일 인터넷을 통해 논술 지도에 나섰다. 고교.대학 입학관계자 협의회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인터넷 홈페이지(http://univ.kcue.or.kr)에 논술 교재인 '논술 길라잡이' 자료를 올린 것이다. 학생이나 일선 교사들은 무료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다. 이 자료엔 통합교과형 논술의 개념이해, 논술 문제 분석, 글쓰기 방법, 첨삭 지도 방법, 2008 대입 논술반영 현황 등이 정리돼 있다. 지난달 만들어진 협의회는 2008학년도부터 도입되는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활동을 한다. '논술 길라잡이'는 협의회가 만든 첫 번째 교재다.

◆ 이것이 통합형 논술=협의회는 교재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통합형 논술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며 서울대 등이 시행하려는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해 개념을 규정했다. 주어진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기 주도적 사고력' '사고의 과정(논리적.창의적 사고를 통해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 '영역 전이(특정 영역에서 습득된 원리를 다른 영역에 적용)' 등을 측정하려는 글쓰기라는 것이다.

박제남 협의회 공동위원장(인하대 입학처장)은 "통합 논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취지"라며 "이번 자료는 통합 논술을 준비하는 데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논술 답안 작성 요령=협의회가 교재에서 내놓은 논술 답안 작성 요령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논술의 도입 부분을 쓸 때 "알아보자, 살펴보자, 고찰해보자, 서술하겠다"는 방식의 상투적인 표현은 피하라고 권했다. 본론을 쓸 때 "문단을 잘게 나누거나 한 문단으로 쓰지 말라" "문장은 짧을수록 좋고, 한 문단에서 다른 문단으로 넘어갈 때 서로 따로 놀게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결론에서도 "'앞서 무엇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쨌거나, 좌우간' 등 상투적 표현을 피하라"고 했다.

이원희 잠실고 교사는 "통합 논술을 준비하는 현재 고2 학생뿐 아니라 다음달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치러야 하는 고3 학생들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학 예시 문제=교재에는 서울대 등 12개 주요대의 기출 문제와 통합교과형 논술 예시 문항, 통합교과형으로 치러진 논술 모의고사 문제 및 해설 등도 실려 있다.

서울대는 ▶이해.분석력(20점, 주어진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분석) ▶논증력(30점, 적절한 논거 제시 및 글의 일관성 유지 등) ▶창의력(40점, 심층적.다각적.독창적 논의 전개 등) ▶표현력(10점, 적절한 어휘 사용 등) 등 4개 분야로 나눠 논술 답안을 채점한다. 고려대는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 적을 경우, 수리적 분석이 필요한 문제에서 논리적 서술 없이 수식만 늘어놓는 경우에 대해 감점한다는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강홍준 기자

◆ 고교.대학 입학 관계자 협의회=2008학년도 대입에서 중요해지는 통합교과형 논술 시행을 놓고 일선 고교가 준비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자 전국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과 대학 입학처장들이 지난달 만든 단체. 고교와 대학이 논술 관련 정보와 노하우를 나누고, 일선 학교의 고충을 청취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18개 고교, 23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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