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맞이 관광객 유치 발벗고 나선 지자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해 첫날 열리는 2007년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행사를 위한 대형 과메기 홍보탑이 28일 포항 호미곶에 등장했다. 높이가 8.7m에 이르는 이 탑은 꽁치 600두름 1만2000마리(무게 1.2t)로 만들어졌다. 포항=조문규 기자

29일 울산 간절곶에 설치된 대형 황금돼지 모형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우리 지역에서 희망의 한 해를 시작하세요."

연말연시의 '반짝 특수'인 해맞이 관광 상품 세일즈가 한창이다. 지역을 알리는 상징물을 설치하거나 주민.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손님 유치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계명대 오익근(51.관광경영) 교수는 "밤을 새우는 해맞이 관광객에게 해당 지역의 이미지나 특산물을 홍보하면 그 지역과 상품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며 "훌륭한 지역 마케팅 방법"이라고 말했다.

◆"튀어야 관광객 몰린다"=새해 아침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시 서생면 간절곶(오전 7시31분24초)을 찾아 사랑하는 이에게 엽서 한 통 띄우는 것은 어떨까. 울산시가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간절곶 해맞이공원에 대형 우체통을 설치했다. 높이 5m, 가로.세로 각각 2.4m에 이름은 '간절곶 소망 우체통'. 해맞이 관광객을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강철판 7t이 들었다. 우체통 뒤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표를 붙일 필요가 없는 엽서와 필기구가 놓여 있다. 사연을 적은 사람은 옆에 있는 작은 우체통에 넣으면 주소지로 무료 배달된다. 울산시가 사랑의 집배원인 셈이다. 울산시는 내년 한 해 동안 이 우체통을 운영한다. 김용섭 울산시 문화관광과장은 "'간절곶에서 소망을 빌면 그 해에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민담이 있어 '소망 우체통'으로 이름지었다"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 모두 소망을 성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금 돼지상도 볼거리다. 부산시는 해맞이 명소인 해운대 해수욕장에 높이 4.5m의 '황금 돼지'조형물을 설치했다. 부산미술협회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조형물은 태극 모양의 원 위에 황금색을 입힌 돼지 형상을 하고 있다. 돼지해를 맞아 액운을 막고 복이 들어오라는 뜻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간절곶에도 높이 5.2m의 어미돼지와 새끼 두 마리가 있는 '황금 돼지상'이 세워졌다.

특산물을 형상화한 곳도 있다. 경북 포항시 대보면 호미곶에 들어서면 높이 8.7m의 꽁치 모양을 한 과메기 홍보탑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가 보면 조형물의 벽이 온통 과메기로 장식돼 있다. 포항시가 호미곶 주변 주민이 생산한 통마리 과메기 1만2000마리를 사들여 만들었다. 편장섭 포항시 축제관리담당은 "전국에서 온 20여 만명의 해맞이 관광객이 과메기를 기억하도록 홍보탑을 만들었다"고 했다. 시는 또 해돋이를 기다리는 관광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자동차 극장을 만들어 '맨발의 기봉이'를 상영한다. 어린이들이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도록 고성능 천체 망원경 3개를 장착한 차량도 현장에 배치한다.

경북 영덕군은 미역.사탕 등을 담은 선물 1000여 개를 경비행기에서 떨어뜨리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강원도 춘천에서는 삼천동 국악예술회관 앞을 출발해 사격장을 돌아오는 10㎞ 구간의 '새해맞이 새출발 달리기대회'가 열린다.

◆정책 알리기와 지역 홍보=대구시는 제야 행사장에서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유치 기원 희망의 불'점등식을 연다. 2011년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대구시는 양초를 꽂은 컵 2011개를 시민에게 나눠준 뒤 점등 탑에 꽂도록 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회를 유치할 경우 경기를 관람하겠다는 시민 서명도 받는다. 제야 행사를 정책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경북 문경시도 1월 1일 해뜨기 직전 돈달산에서 '국군 체육부대 유치를 기원하는 시민화합 해맞이 행사'를 열기로 했다. 신현국 시장은 국군체육부대 유치 염원을 담은 신년 메시지를 이곳에서 낭독한다. 문경시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길 국군 체육부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남 창녕군은 신년 행사장으로 이방면 우포 늪을 골랐다. 국제 습지관련 기구인 람사(RAMSAR)의 총회가 2008년 우포늪에서 개최되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1일 오전 7시 열리는 행사에는 축시 낭송, 소망 풍선 날리기, 람사 건강 떡국 먹기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전북 군산시는 올 4월 연결된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 입구에서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경기도는 임진각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새해맞이 행사를 연다.

영덕군은 해맞이 축제 때 대게 등 특산물과 관광지를 집중 홍보한다. 행사장에 천막 15개를 설치해 대개.오징어 피데기(덜 말린 오징어).미역 등 수산물과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를 연다. 또 영덕의 주요 관광지를 담은 사진 100여 점을 전시한다.

이기원.홍권삼.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