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하나" 우의 다진다|8월 잼버리 대회 손님맞이 준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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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구촌 청소년들이 한마당 대축제를 펼칠 제41회 세계 잼버리 대회의 시설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손님 맞을 준비로 부산하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일대 2백50만평에 자리잡은 세계 잼버리 대회장은 지난 3월 현재 야영장 조성, 상·하수도 시설, 관리 막사, 도로, 교량, 체육·모험 시설, 쓰레기 매립 장소 등 대부분의 시설이 끝나고 마무리 공사만을 남겨놓고 있다. 앞으로 남아 있는 시설은 천막 및 조명 시설, 전기·통신, 과정 활동·환경 위생 시설로 대회장 측은 오는 6월말까지 모든 준비를 끝낼 예정이다.
각국의 참가 신청도 순조롭게 진행돼 3월말까지 79개국 1만7천4백58명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이중 미 수교국도 남아프리카공화국·탄자니아·토고·짐바브웨·이집트 등 10개국 3백14명에 달하고 있다.
최소 1백5개국이 참가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이번 대회는 북한 청소년과 소련·동구권 청소년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도 특기할 일이다.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석원)은 체육청소년부의 지원을 받아 13세에서 18세사이의 북한 청소년 1백명을 초청키로 하고 이를 통일원에 승인 신청중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미 삿포로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김용균 차관이 박명철 북한 선수 단장과 만나 초청 의사를 전달했으며, 박철언 장관도 오는 26일부터 일본 지바에서 열리는 제41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 참석, 북측과 이 문제를 협의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은 세계 연맹을 통해 소련 청소년 l백14명을 초청키로 하고 최근 초청장을 발송했다.
소련 청소년들 중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 피해 청소년 등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동구권 청소년과 저개발국 청소년도 세계 연맹을 통해 초청키로 했다.
오는 8월8일부터 16일까지 8박9일간 「세계는 하나」라는 캐치프레이즈아래 2만5천여명의 세계 청소년들이 우의와 평화의 손을 맞잡을 이번 대회는 민박과 관광을 통해 한국의 참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다.
주최측은 이에 따라 이번 대회를 한국 고유의 민속과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참가자들이 한가지 이상의 한국 민속 놀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선보일 프로그램은 각종 행사 (17종)와 과정 활동 (38종) 등 모두 58종.

<한국, 14번째 개최>
행사는 국제 친선의 밤, 한국의 밤, 지구촌 개발, 민속 전시, 설악 축전, 자연 학습 등이 포함되어 있고 지구촌 청소년들의 수련 활동이라 할 과정 활동은 패러글라이딩, 오토바이, 자전거모험, 암벽 등반 등 산악·특수 활동부터 파도타기·윈드서핑·수상스키·국궁·공예·컴퓨터·유적 답사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한국이 세계 1백31개 회원국 중 14번째로 대회를 개최하게돼 서울 올림픽 개최 이후 국제적 지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나타난 취약점은 수송 문제다.
주최측은 육로와 공로를 통해 참가자를 수송할 계획인데 육로는 서울에서 현장까지 14개 노선을 지정해놓고 있다.
심각한 교통 체증이 예상되는 양양∼속초간을 포함, 10개 수송 노선의 확·포장 공사를 진행중인데 현재 66%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또 공로는 강릉공항과 속초공항을 이용하되 공항이 비좁은 강릉공항은 이미 계류장·청사·주차장 등을 증축, 공항 정비를 끝냈다.
이와 함께 항공기를 증편, 7월말부터 대회 시작까지 서울∼강릉간을 현재 하루 2회에서 6회로, 서울∼속초간을 하루 2회에서 4회까지 늘리기로 했다.

<수련 터전 등 활용>
원활한 수송을 위해 교통방송국과 협조, 대회를 전후해 노선별 교통 상황을 수시로 방송키로 했으며, 김포·김해·강릉·속초 공항에 영접 및 안내소를 설치·운영키로 했다.
한편 대회가 끝나면 대회장의 야영장 (8만평)은 청소년 수련 터전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대회장 조성비, 문화·환경·위생 및 행사 지원비로 1백17억원을 투입했고, 10개 노선 수송로를 확·포장하는데 무려 1천2백18억원을 들였다.
이번 대회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당당한 국제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긍심과 세계를 향한 진취적 기상을 함양시켜주는 동시에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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