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톰 시술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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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인 조모(37·여·회사원)씨는 욕실에만 들어서면 은근히 불안감이 밀려온다.
거울에 가슴을 비춰보며 "혹시 암에 걸려 잘라내야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드니 무서움마저 느낀다. 늦은 나이인데도 독신이어서 더 그렇다. 각종 건강정보에서 말하는 '고위험군(群)'에 해당된다고 하니 불안감이 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떨 땐 처지까지 답답하게 느껴진다.
여성이라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고통이 '유방암의 공포'다.
경우에 따라선 여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슴을 잃을 수도 있으니 독신, 또는 기혼 여성에겐 '주의대상 1호'. 공포는 그 자체로서 끝내선 안된다. 제대로 된 진단과 먼저 적극적인 예방의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대상이다.

◆유방암, 이럴 때 조심=2002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경우 유방암의 발병률은 10만명 가운데 40명에 가깝다. 확률론으로 따지고 들면 여유롭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유방암은 2001년 기준 여성의 암 발병률을 보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발생빈도 또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위암·대장암·갑상선암·자궁경부암이 뒤를 잇고 있다.
일찍 발견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길이 99%나 되지만 말기에 이르면 기껏 10명 가운데 7명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이 바로 유방암이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많이 노출될 수록 발병확률이 높다"는 게 의학계의 통설이다. 출산후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동안에는 월경이 멈추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에 적게 노출된다. 하지만 최근엔 출산기피 현상은 물론 직장여성이 많아 모유수유가 어렵다는 이유로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시기가 길어지고 있다. 게다가 결혼시기도 늦어지고 있고, 아예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까지 많아져 유방암의 위험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이홍주유방클리닉 이홍주 원장은 "친척이 유방암을 앓았거나 12세 이전에 초경을 경험하고, 또 임신경험이 없는 여성이나 독신녀, 30세 이후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 지방질·육류위주의 식단을 선호하는 여성 모두 유방암 발병가능성이 높은 부류"라고 경고했다.

◆치료 가능하지만 예방이 최선=유방암에 걸리면 모두 유방을 잘라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람마다 상황은 다르다. '종양이 크다고 잘라내고, 작다고 잘라내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의학계는 말한다. 가슴 부위에 자란 종양의 크기와 위치, 전이정도는 물론 나이 차까지 모두 생각하고 난 뒤 시술법을 선택한다. 물론 가능한 유방을 제거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과거엔 그런 진단 과정에서 이미 가슴의 일부를 도려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는 '맘모톰 시술법'으로 검사를 진행, 여성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있다. 굵은 바늘을 찔러 넣어 초음파로 보면서 미세한 칼로 덩어리를 잘라내는 게 맘모톰시술법이다. 흉터가 없고, 고통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진단은 조기발견을 위한 것이다. 사라진 유방은 재건성형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검진이 필수인 까닭은 생명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유방암 예방의 중요한 키워드는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지방이 많은 육식이 암과 관련있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전문가들은 야채를 권장한다. 녹황색 야채에 많은 베타-카로틴과 과일에 풍부한 비타민C는 예방효과가 뛰어나다. 양배추·브로콜리도 권장식품이다. 생선과 올리브기름도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적당한 운동과 체중관리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홍주 원장은 "불안해하면서 아무 대책 없이 병을 키우지 말고 조기검진·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자가 진단은 생리 3~5일후에
30~40대 여성은 2년에 한번씩, 40대 이상은 1년에 한번씩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고 한달에 한번씩 자가검진을 해야 한다. 10대 후반부터 자가검진이 필요하다. 생리가 끝나고 3~5일 지난 후엔 유방조직이 부드러워져 변화를 감지하기가 쉽다. 폐경 이후의 여성은 매달 하루를 정해 주기적으로 한달에 한번씩 자가진단일로 잡는 방법을 권한다.
검진요령은 세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거울 앞에 서서 유방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유두를 짜 본다. 이어 샤워를 하면서 비눗물이 묻은 손으로 만져 본다. 마지막으로 누워서 베개를 어깨 밑에 고이고 다시 한번 만져 본다.
검지에서 약지까지 세 손가락의 첫째 마디를 이용, 지그시 누르면서 골고루 검사해야 한다. 피부나 유두의 모양이 변하거나 들어가진 않았는지, 분비물이 없는지, 멍울이 만져지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유두를 짜고 난 분비물이 피가 섞인 붉은 색이라면 곧바로 병원진찰을 받아야 한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도움말=이홍주 유방클리닉

◇이홍주 자문의
서울대 의대 졸·의학박사
삼성서울병원 외래교수
현 이홍주 유방클리닉 원장
02-582-2009 www.breas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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