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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에 녹는 겨울

중앙일보

입력


료칸은 여관(旅館)의 일본식 발음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여관과는 전혀 별개다. 료칸은 일본의 몇백년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오늘에도 숨쉬고 있다.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열도 최후의 자존심'으로까지 불리는 이유다. 현재 일본 전역에 약 5만8000개의 료칸이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자체와 고가구 등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문화재로 지정받은 곳도 많다. 료칸은 대개 온천지에 위치해 있어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난 뒤 다다미방에서 유카타를 입고 맛깔스런 일본 전통요리 먹노라면 부지불식간 겨울은 간데 없다.

# 친절한 여종업원의 일대일 서비스
료칸에 들어서면 나무와 정원으로 이뤄진 옛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객실인 와시쓰(和室)는 나무로 된 천장과 기둥·벽·다다미로 구성된다.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들의 친절한 미소가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다. 료칸에서는 객실당 1~2명의 나카이상이라 불리는 여종업원이 1대1로 시중을 든다. 처음 온 손님들에게 내놓는 차와 과자도 꼭 먹어봐야 한다. 이들이 소개하는 료칸 이용법은 귀담아 들으면 재미 두배다.
나카이상과 간단한 인사 및 얘기를 마치고 나면 산책·노천욕을 즐기자. 이때 유카타로 갈아입는다. 유카타는 일본 전통의상으로 목욕 전후나 여름에 주로 입는다. 겨울엔 유카타 위에 솜옷 또는 일본식 겉옷인 하오리를 걸쳐입으면 된다. 일본 나막신인 게타를 신고 료칸 주변을 두루 돌다보면 열도의 정서가 느껴진다. 나카이상이 손수 이부자리를 봐주는 서비스는 료칸 최고의 즐거움. 손님들이 연회장에서 가이세키를 먹거나 온천욕을 즐기는 동안 깔끔하게 보살펴 놓는다. 잠자리에 드는 순간 임금의 비단금침이 부럽잖다. 료칸에서 전통 민속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면 더없는 행운이다. 일반적 체크인 시간은 오후2~3시. 체크아웃은 낮12시다.

# 일본식 잔치요리 '가이세키'의 매력
료칸의 매력은 먹거리에도 있다. 아침·저녁식사는 가이세키(會席) 요리가 제공된다. 가이세키 요리는 결혼잔치나 전통 행사 때 차려져 나오는 손님상이다. 개인용 반상 위에 음식들이 소박하고 깔끔하게 담겨 나오는데 일본 전통술과 음료도 제공된다. 상다리 휘는 우리 잔칫상과는 사뭇 다르다. 대표적 식단은 식전주·전채·수프·모듬 생선회·찹쌀넣어 찐 생선요리·구운 생선이나 고기·추천요리·야채·된장국·밥·과일 등 10여가지다. 먹기 아까울 만큼 모양새가 예쁘게 차려 나온다. 일본 특유의 담백하고 달콤한 맛을 천천히 음미해가며 모든 코스를 즐기는 게 좋다.

프리미엄 주순이 기자
도움말=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02-777-8601 www.welcometojapan.or.kr
일본국제관광여관연맹 www.ryokan.or.jp

■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추천 명품 일본 료칸 3
1. 니가타현 쓰키오카 온천 '시라타마노유 센케이 료칸'
혼슈 중부의 온천도시 니가타현은 전역에 걸쳐 료칸·호텔 등 온천 리조트가 성업중이다. 니가타시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쓰키오카 온천마을은 '이곳 온천물로 목욕하고 나면 미인이 된다'고 소문나 더욱 유명해졌다. 쓰키오카의 센케이 료칸은 1988년 세워졌으며 대규모 온천욕장을 갖추고 있다. 나무향이 나는 일본식 방, 도자기·노송으로 꾸민 노천탕을 갖춘 방까지 객실도 다양하다. 시라타마노유 센케이 가까운 곳에 고급 료칸인 시라타마노유 가호도 위치하고 있다. 시라타마노유는 백옥탕이라는 뜻.
2.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온천 '하쿠스이칸'
규슈 남단 가고시마현에는 이부스키 온천이 있다. 이곳의 하쿠스이칸 료칸은 5만평이나 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한다. 석류탕·나무통탕 등 다양한 테마탕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일본식 정원의 소나무 숲과 철쭉과 수국 등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 명물은 겐로쿠탕. 에도시대(1603~1867년)를 상징하는 호화로운 욕조다. 온천 모래찜질과 암반욕도 유명하다. 특히 해안에 자연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로 데워진 모래 위에 누워 땀을 흘리면 미용과 신경통 치료에 그만이라고.
3. 기후현 게로온천 '스이메이칸 여관'
아리마온천·구사쓰온천과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3대 온천으로 꼽히는 게로온천은 혼슈 중서부 기후현에 있다. 알칼리성 온천으로 류머티스 환자에게 탁효가 있는 것으로 소문나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노천온천인 스이메이칸 료칸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히다시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목욕탕도 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노송과 일본의 전통을 살린 아오아라시 별채도 자랑거리. 실내 온수풀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밖에 교토에 있는 스미야·다와라야·히이라기야 료칸은 오랜 역사와 특별한 서비스로 길손을 모으고 있다.

료칸에 대한 오해와 진실
▶료칸 온천은 남녀혼탕이다= 남녀혼탕은 일본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음과 양의 기를 나눔으로써 건강에 도움을 준다며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동북지방의 아키타·아오모리, 남부 규슈의 유후인·구로카와 지역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혼탕을 운영하지 않아도 음양의 기를 교환하기 위해 매일 남녀탕을 교대로 운영하는 곳도 많다.
▶지방의 료칸으로 가려면 교통이 불편하다= 특별한 온천여행과 일본 전통 숙박문화를 맛보기 위해 찾아가는 여행은 즐겁다. 일본 어디서든 JR과 열차·전차·버스를 이용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료칸은 비싸다= 료칸에서의 1박시 객실당 숙박요금 뿐 아니라 저녁·아침식사를 포함한 1박2식에 대한 요금이 책정된다. 식사를 포함하지 않고 숙박만 할 수 있는 료칸도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스키도 타고 온천욕도 즐기세요
클럽메드코리아(대표 상희정)는 홋카이도의 사호로 빌리지 방문 고객에게 일본 국립공원에서의 전통 온천욕을 무료로 제공하는 ' COOL & WARM 스키 이벤트'를 펼친다. 사호로 빌리지는 아시아 유일의 클럽메드 스키 빌리지다. 2월과 3월 사호로 빌리지를 4박5일 일정으로 출발하는 고객은 다이세쓰잔(大雪山) 국립공원내 쿠타리 온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월 22, 23, 24일과 3월 1, 8, 15일에 출발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가격은 성인 기준 157만원이다. www.clubm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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