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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대부분 사회환원 'Mrs. 맥도널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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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달 75세를 일기로 숨진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 창업주의 부인인 조앤 크록 여사가 유언을 통해 미국 공영라디오(NPR)에 2억달러를 기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공영라디오 발족 이후 최대의 기증 금액으로, 방송국 한해 예산의 두배 규모다. 그는 노터데임대와 샌디에이고대에도 각각 5천만달러의 유산을 기증했다.

크록 여사는 1980년대 후반부터 이미 ▶구세군에 1억달러▶노터대임대 평화연구소 설립비용으로 2천5백만달러▶샌디에이고 지역방송국(KPBS)에 3백만달러를 기증했다. 전문가들은 한때 미국 내 1백21위의 부호에 올랐던 그가 이번 유언으로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의 재산은 남편인 레이 크록 회장(84년 사망)에게서 상속받은 맥도널드의 주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네소타의 가난한 철도 직원의 딸로 태어난 그는 59년 한 술집에서 피아니스트로 일하던 중 손님으로 찾아온 25세 연상의 레이를 처음 만나 곧바로 사랑에 빠졌다. 당시 레이는 밀크셰이크 판매업을 하고 있었다. 레이가 61년 밀크셰이크 거래처 중 하나였던 맥도널드 형제의 작은 식당을 매입, 맥도널드 햄버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조앤이 많은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부남.유부녀였던 이들은 각각 이혼한 뒤 64년 재혼했다.

레이는 공화당 지지자로 사회활동에 무관심했던 반면 조앤은 열렬한 민주당원으로 자선.봉사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남편이 사망한 뒤 조앤이 90년까지 각종 기부활동을 할 때 "남편 돈을 흥청망청 쓴다"는 비판도 많았지만, 그의 활동은 오늘날 맥도널드가 하고 있는 사회사업에 기초가 됐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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