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교과서포럼과 4·19단체 "죄송합니다" "오해 풀렸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1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교과서포럼, 4.19 혁명단체 공동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교과서포럼 상임 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왼쪽에서 둘째)와 강재식 4.19 민주혁명회 대표(왼쪽에서 셋째)가 악수하고 있다.조용철 기자

"내부 정리도 끝내지 않은 채 (시안을) 유출시켜 오해를 일으켰습니다. 죄송합니다."(교과서포럼)

"이제 오해가 풀렸습니다. 지나치게 화를 냈던 우리 역시 사과합니다."(4.19민주혁명회)

'4.19는 학생운동'이란 표현을 둘러싸고 몸싸움까지 벌였던 교과서포럼과 4.19 관련 3개 단체가 14일 화해의 악수를 했다. 단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9혁명 이념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이를 치유할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고 밝혔다. 박효종(서울대 교수) 교과서포럼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달 심포지엄 당시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시안 자료의 발표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4.19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혁명이라는 게 교과서포럼의 공식 입장"이라며 "아픔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우리 교과서를 만들어 가는 데 하나의 발전 과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강재식 4.19혁명동지회장은 "교과서포럼이 관련 단체와 상의 한번 없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오해했다"며 "항의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야기해 행사가 무산된 데 대해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4.19민주혁명회의 안승근 사무총장도 "4.19를 '학생운동'이 아닌 '민주혁명'으로 보고 있다는 교과서포럼의 입장을 알고 먼저 사과의 뜻을 전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 걸쳐 올바른 역사관이 재확립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과서포럼은 4.19 관련 단체들의 주최로 15일 열리는 '4.19혁명 역사관 재정립을 위한 학술 토론회'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효종 교과서포럼 대표가 사회를 맡고, 4.19혁명공로자회 이대우 부산대 교수와 교과서포럼 운영위원장인 전상인 서울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교과서포럼은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5.16은 '혁명'으로, 4.19는 '학생운동'으로 표현한 대안 교과서 심포지엄을 개최하려 했으나 4.19혁명동지회 회원 등이 심포지엄 장소를 점거하고 몸싸움을 벌여 행사가 무산됐다.

한애란 기자<aeyani@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