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내 대공격… 지상전 임박/곳곳에 동시다발적 징후(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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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라크로 진입… 공화국수비대 협공”/부시도 “무조건 철군외엔 타협없다”
걸프전쟁의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여러 증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전협상을 위에 이라크 아지즈 외무장관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간의 회담을 앞데 놓고 있으나 이에 대한 기대는 극히 낮은데 반해 이 회담 직후 대대적인 지상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여러 보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조지 워싱턴 탄생휴일(18일)을 지내기 위해 미 메인주의 케네벙크포트 별장에 머물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은 유엔의 무조건 철수결의에 대한 한치의 타협도 있을 수 없음을 강조했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도 미 CNN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무조건 철수하는 것 이외의 어떠한 조건이나 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소­이라크회담에 전혀 기대를 갖지 않고 있음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부시 대통령은 『미 국민들을 괴롭혀왔던 베트남 증후군을 우리 의식속에서 당장 쫓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학대받고 있는 쿠웨이트 국민들이 「곧」 풀려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쿠웨이트 탈환이 임박했고 군사작전이 조속히 완료될 것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프랑스 뒤마 외무장관의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다는 발언과 함께 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미국은 금주안에 지상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도 18일자 신문에서 미군은 지상전을 눈앞에 두고 전선배치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미 지상군과 상륙부대는 지난 15일 이후 어느때든 공격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을 이미 시달받았으며 최종명령권자인 부시 대통령은 금주중 지상전을 명령하게 될 것이라고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미국이 이같은 결심을 하게 된데는 이라크에 대한 공습의 효과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고위 군사작전 관계자는 근 한달간의 공습으로 이라크 육군의 전투력이 50% 가깝게 파괴되고 높은 사상자를 낳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군 포로들에 따르면 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 사망자를 감추기 위해 집단묘지를 쓰거나 사망자를 냉동차를 이용해 후방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미군 지휘관들은 앞으로 며칠안에 지상전에 대비한 양동작전과 준비작전을 개시하라는 명령을 받아놓고 있다. 이러한 작전은 ▲쿠웨이트 연안의 섬을 점령하고 ▲상륙이 가능한 몇개 지점에 함포사격이 시작되고 ▲헬기와 야포를 이용해 쿠웨이트 국경안쪽에 대한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군의 돌파지점을 감추기 위한 양동작전으로 이라크 국경의 몇개지점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 시작되고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야간 전투장비가 탁월한 미군은 밤을 이용해 육·해·공군이 동시에 작전을 개시하며 미국은 지상전 기간을 최소 1주일에서 한달까지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걸프전쟁이 지상전으로 확대될 경우 다국적군의 공지합동작전으로 전방이 아닌 후방에 최일선을 형성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다국적군은 지상군을 이라크영토로 진격시켜 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을 포위해 공략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전략은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국경에 구축한 주요 방어요새를 우회 진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체니 국방장관과 파월 합참의장은 ▲미국등 다국적군이 요새화한 쿠웨이트 남부 이라크군 전선에 공격을 집중하지 않을 것과 ▲지상군·공군력의 합동작전,그리고 ▲지상군을 제한적이 아니라 전면 투입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국경에는 장갑차부대가 주류를 이루는 육군 제7군단 및 공수부대와 공격헬기부대를 보유한 제18군단,그리고 수만명의 해병대가 포진하고 있다.
또 영국군 기갑부대와 시리아·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병력들도 이 지역에 대규모로 집결해 있다.
이곳에 있는 수개의 미군사단과 다국적군이 유프라테스강을 향해 이라크 영내로 진격해 갈 것으로 미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군이 바스라시 남쪽까지 진격,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을 완전 포위하며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지대에 주둔한 공화국 수비대를 정면공격,이들을 이란 국경지대로 몰아붙이며 남쪽 해안에서 상륙한 해병대의 공중공격으로 협공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 야심적 선택으론 다국적군이 바스라시 북쪽까지 진격,쿠웨이트뿐 아니라 이라크남부 주둔 이라크군을 완전 포위하는 것이다.
다국적군의 이라크영내 진격을 보완하기 위해 다국적군은 사우디­쿠웨이트 국경지대 가운데 이라크의 방어가 약한 곳을 골라 돌파하고 걸프해에 주둔한 1만7천명의 해병대도 쿠웨이트 해안에서 상륙작전을 감행할 수 있다.
이는 사우디­쿠웨이트 접경 및 해안주둔이 이라크군을 묶어놓게 된다.
이 전략은 요새화된 쿠웨이트 국경의 해안을 우회함으로써 다국적군의 희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뉴욕·워싱턴=박준영·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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