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韓銀 총재 "강남 집값 20% 빠져도 괜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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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던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훈수를 두고 나섰다.

강남 집값 상승은 사교육만을 중시하는 '천민적 교육제도'때문이라고 주장했던 朴총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 강남 지역의 집값은 현 수준에서 20% 정도 떨어져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朴총재는 "1996년 12월부터 올 9월까지 약 6년간 물가는 27%, 전국 주택가격은 26% 올랐다"면서 "서울 강북의 주택가격은 39% 오르는데 그쳤지만 이 기간 중 강남의 아파트값만 무려 1백6%나 올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다른 곳의 집값까지 내려서는 곤란하지만 강남 지역은 그간의 상승폭에 비춰볼 때 그 정도까지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 이상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부실 채권이 늘어나 은행 경영 등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부동산 문제는 강남 집값 문제이고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강남 집값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朴총재는 그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아파트 분양가 규제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익 없이 부작용만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뒤 "보유세와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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