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승패 복식조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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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탁구최강전에 새로운 복식콤비 제조선풍이 불고있다.
개개인의 실력 외에 플러스 알파가 작용, 산술적인 전력비교가 힘든 복식은 곧잘 의외의 승부를 연출하곤 해 4단1복식으로 치러지는 단체전에서 승패의 흐름을 결정 짓는 중요변수로 기능 한다.
최강전 1차 대회에서 「난공불락의 아성」한국화장품에 2-0으로 뒤지던 제일모직이 3-2 꿈같은 대역전극의 파란을 일으킨 것도 박해정(박해정)·곽채숙(곽채숙) 겁 없는 10대 복식조가 세계최고의 복식콤비 현정화(현정화)-홍차옥(홍차옥)조를 깨뜨린 것이 기폭제가 됐다.
박-곽조는 5일만에 재격돌한 2차 대회에서도 현-홍조를 2-0으로 완파, 이번 대회 최대히로인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파란에 충격과 자극을 동시에 받은 각 팀들이 기존의 복식조를 재검토, 단순한 유명도에 의존하기보다는 전형을 고려한 나름대로의 개성 있는 복식조를 창출해 기대 밖의 성과를 올리고있는 것이다.
제일모직의 박해정-곽채숙, 대한항공의 박경애(박경애)-김민균(김민균), 동아생명의 유남규(유남규)-추교성(추교성), 제일합섬의 박창익(박창익)-이철승(이철승)조가 바로 최강전을 통해 새로 탄생한 복식콤비들이다.
올해 나란히 고교를 졸업, 이번 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박-곽조는 오른손셰이크핸드드라이브(박)와 왼손펜홀더드라이브(곽)가 접목된 이상형으로 이제껏 5연승무패의 순풍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상대서비스까지 무차별 공략하는 대담한 선제공격으로 복식수준을 한차원 높인 「깜짝 콤비」라는 찬사를 받고있다.
대회기간 중 급조된 대한항공의 박경애-김민균조는 단신의 핸디캡을 속공과 드라이브가 배합된 스피디한 플레이로 극복, 또 다른 복식의 묘미를 만끽시켜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당초 속공수와 올라운드형을 결합한 김연숙(김연숙)-정미옥(정미옥), 박경애-신은정(신은정)조를 내세웠으나 모두 부진, 빠른 공격을 펼치는 단신콤비 박경애(1m56㎝)-김민균(1m55㎝)조로 대체한 것이 주효했다.
박-김조는 비록 2차대회 결승에서 한국화장품의 현정화-홍차옥에 패했지만 강호 대우증권의 이정임(이정임)-정지영(정지영)조를 완파하는 등 3경기에서 모두 승리,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또 5년여간 유남규-안재형조로 남자복식정상을 구가해온 동아생명이 2차대회기간 중 은퇴기의 안을 교체, 일반적인 통념을 깬 왼손드라이브합작으로 유남규-추교성조를 급조해 강호 대우증권의 김택수(김택수)-강희찬(강희찬)조를 격파하는 결실을 엮어냈다.
한편 제일합섬이 오른발목부상의 박지현(박지현) 대신 2차 대회부터 신입생 이철승을 투입, 왼손과 오른손드라이브가 어우러지는 박창익-이철승조를 만들어 새 복식조가 구성되기 전인 유남규-안재형조를 깨뜨리는 효과를 본 것도 성공작으로 꼽히고 있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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