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TV 가이드] '꿈의 피라미드' MC 유정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9면

"체력에는 꽤 자신있는 편인데 실신까지 했어요. 5박6일 동안 출연자들과 함께 합숙하면서 매일 한두 시간밖에 못 자는 강행군을 계속했거든요. 제가 이 정도인데 취직이 걸린 대학생 출연자들은 오죽했겠어요. 고생스럽기는 했지만 의미있는 프로그램을 한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한밤의 TV연예'MC 등 SBS 간판 프로그램을 두루 섭렵한 아나운서 유정현씨가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를 했다. KBS가 야심적으로 준비한 주말 버라이어티 쇼 '일요일은 101%'(9일 첫방)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꿈의 피라미드'코너의 MC를 맡은 것. 개그맨 이혁재씨와 함께 진행을 맡은 유정현은 지난달 23~28일 거대한 피라미드 모형의 세트에서 취업준비생 10명과 동고동락했다.

'꿈의 피라미드'는 청년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구해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방송 전 7백명에 이르는 지원자 가운데 10명을 엄선해 서바이벌 형식으로 한명의 승자를 정해 LG전자 입사와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승자를 뽑는 방식은 몇년 전 인기를 끌었던 '목표달성 토요일-동거동락'(MBC)과 유사하다. 테스트를 거쳐 매주 두명씩 탈락시킨다.

유정현은 "녹화하면서 코끝이 찡했습니다. 눈물까지 나더라고요. 젊은 사람들이라 금방 친해지긴 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눈빛이 달라지더군요. 하지만 경쟁만 있는 게 아니라 우정도 있고…. 어쨌든 가공한 내용이 아니라 모두 진짜인 만큼 생각하지 못하던 감동이 있었습니다."

'일요일은 101%'의 책임 프로듀서인 오강석 CP는 "취업이라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과 함께 꾸리는 내용인만큼 진행자 선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아나운서의 진지함과 오락성까지 갖춘 유정현이야말로 적임자"라고 유정현을 치켜세웠다.

9일부터 5주 동안 연속으로 나갈 이 코너를 위해 제작진은 무려 테이프 6백개를 소비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제작진의 이런 열정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주목된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