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칠 선수 영전에'명예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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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형칠 선수의 영정 앞에 대회조직위가 전달한 명예 금메달이 놓여 있다.도하=변선구 기자

내일 한국으로 운구, 유해는 대전 국립묘지 안장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 사고로 숨진 고 김형칠(47) 선수를 애도하는 물결이 도하와 서울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도하 아시안게임조직위(DAGOC)는 8일(한국시간) 실제 금메달로 '명예 금메달'을 헌정했다. 김명곤 문화부 장관은 임시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체육훈장 맹호장을 추서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수영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한 박태환은 "금메달을 김 선배의 영전에 바친다"고 말했고, 승마 장애물 경기에 나서는 송상욱은 "꼭 금메달을 따 20년 넘게 함께 말을 탔던 선배 영전에 올리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북한의 김장산 선수단장과 임원 4명도 임시 분향소를 찾았다.

유족 대표로 8일 도하에 도착한 김 선수의 동생 재칠씨는 도하 시내 하마드 종합병원에서 시신을 확인한 뒤 "형님이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셨다.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았나 보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카타르 국왕도 도하 승마클럽에서 재칠씨를 만나 조의를 표했다.

대회 조직위는 운구 차량과 비용 일체를 지원하기로 했고, 개회식 때 말을 타고 성화를 점화했던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알타니(18) 왕자가 직접 운구 행렬을 공항까지 배웅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고인의 시신은 10일 오전 카타르항공 편으로 도하를 떠나 중국 상하이를 경유해 오후 6시35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고, 14일 대한올림픽위원(KOC)장으로 3일장을 치른다. 유해는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김 선수의 유족에게 지급될 보험금은 상해보험 3000만원과 여행자보험 2000만원 등 5000만원이며 KOC 관계자는 "보험과 별도로 위로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하=특별취재단
사진=변선구 기자

◆ 승마선수 연령=승마는 경마와 달리 체력 소모가 많지 않고, 말과의 교감 및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이 유리한 종목이다. 김형칠 선수가 47세였고,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이끈 서정균(삼성전자) 선수가 44세다. 김 선수의 선친인 고 김철규씨도 46세까지 현역 선수로 활약했다. 이번 대회 승마 출전선수 195명 중 40대 선수가 31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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