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하는 척하며 탱크공격/지상전으로 옮겨가는 전장(걸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군중엔 한국계도 1천여명/대 이라크 무기밀수 7백여건
○일부 이라크군 포위상태
○…이라크군은 걸프전쟁 개전후 처음으로 29일 밤 2개 대대의 병력과 80대의 탱크 및 장갑차를 동원,사우디­쿠웨이트 국경선을 돌파해 유전도시 카프지를 점령했으나 미군과 다국적군의 반격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가운데 현재 일부 병력이 포위돼 있는 것으로 종군기자들이 전했다.
이들은 이라크군의 T­55탱크 대열이 포탑을 뒤로 하고 다가옴으로써 카프지 주둔 미군은 이들이 투항하는 것으로 믿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지발 기사에 따르면 이라크의 장갑차량들은 아무 저항을 받지 않고 진입한뒤 자정무렵부터 포화를 퍼붓기 시작했으며 이에 맞서 미 해병대는 공중공격과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아랍연합군 및 카타르군의 작전참가를 요청했다.
○이라크에 쿠데타 기도설
○…일단의 이라크군 고위장교들이 지난 주말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군부쿠데타를 기도했으나 후세인이 이를 사전 적발,분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더 타임스지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지난주 후세인에 의해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공군사령관 및 방공사령관이 사실상 반후세인 군부 쿠데타 음모에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같이 전했다.
○서유럽 기업들이 대부분
○…대 이라크 금수와 걸프전쟁에도 불구,기업과 개별 밀매업자가 이라크측에 무기류와 기타 군수물자를 판매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7백여건을 상회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걸프전쟁으로 무기밀매가 위험도가 높은 만큼 수지가 맞는 장사가 되고 있어 적발사례도 최근 수주만에 5백여건에서 7백여건으로 늘어났다고 밝히고,특히 서유럽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기자 취재입국 허용
○…이라크는 30일 15명의 서방 기자들이 걸프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바그다드로 돌아오는 것을 허용했다.
CNN방송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방 기자들은 지난 17일 걸프전쟁이 시작된 이래 출국명령을 받았었는데 이날 재입국이 허용된 영국의 로이터통신·선데이 타임스·인디펜던트지,오스트리아 텔리비전,프랑스의 AFP통신 등에 소속된 15명의 서방 기자들은 이라크국경에서 이라크 공보부 대표의 안내를 받아 바그다드로 들어가기 위해 이미 암만을 출발했다.
○두번째 사임한 고위인사
○…걸프지역파견 이탈리아 군최고사령관인 마리오 부라치아 해군중장은 『조그만 지혜만 있었어도 걸프전쟁은 피할 수 있었다』는 그의 발언에 대한 비난으로 사임,슈베느망 프랑스 국방장관에 이어 두번째 사임한 고위인사가 됐다.
○도시별 파병가족회 구성
○…걸프전파병 미군중 한국계는 적어도 1천1백명∼1천4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28일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미군 49만2천명 가운데 한국계는 제대 및 이동을 감안,1천1백명이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 한국계 파병미군 가족들은 시카고등 각 대도시 한인사회별로 파병가족회를 구성,상호 정보교환과 위로모임을 갖는 한편 소속교회를 통해 기도회도 갖고 있다.<시카고=이찬삼특파원>
○아랍판 손자병법 「책략서」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아랍판 손자병법인 『책략서』의 지혜를 빌려 미국이 이끄는 다국적군과의 군사대결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한 저명한 아랍문학번역가 르네 하왐이 주장했다.
다음은 하왐이 프랑스의 한 신문과 가진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사담 후세인의 애독서중 하나로 알려진 『책략서』는 어떤 책인가.
『17세기말에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 작자미상의 이 책은 대다수 아랍지도자들의 애독서다. 아랍인에게 있어서는 술책이란 배교와 무관하다. 술책이란 가능한한 최소의 희생하에 목적에 도달하는 방법에 불과하며 따라서 회교의 성전인 코란에는 모든 술책들이 기술되어 있다.』
­걸프전에서 서방측이 저지른 과오는 무엇인가.
『내가 보기에는 가장 좋지 못했던 점은 제네바 미­이라크 외무장관회담중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전달한 서한이다. 이 서한에서 미국측은 한마디로 말해 「항복하라. 그렇지 않으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아랍국가 원수에게는 그같은 말투를 써서는 안된다. 예언자 마호메트는 「비록 네가 구걸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모독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