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CoverStory] 파격 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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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가 화장을 담당한 연예인은 그뿐이 아니다. 송혜교.장진영.윤은혜, 중국 배우 장쯔이 등과 함께 광고 및 화보를 촬영했고, '타짜', '다세포 소녀' 등 수많은 영화 포스터 속 화장도 맡았다. 비오템.현대카드.LG싸이언 등의 광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손씨는 파격적인 화장으로 유명하다. 이효리의 눈썹을 하얗게 탈색하기도 하고, 빨간 립스틱을 써서 영화배우 장진영을 뇌쇄적으로 연출하기도 했다. 해외 트렌드도 놓치지 않는다. 외국의 패션쇼와 화보를 참고해 한국 사람에게 맞는 화장법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일.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서 올 겨울 아이템으로 선명한 핑크색 립스틱을 내놨어요. 눈매까지 핑크로 칠하면 한국인의 노란 피부와 맞지 않습니다. 눈 주위를 회색이나 고동색으로 차분하게 연출했더니 소비자 반응이 좋더군요."

청담동에서 '섭외 1순위'를 달리는 그지만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1997년 유명 메이크업 학원을 수석 졸업하고 미장원 수십 군데를 돌며 취직 자리를 구했다. 결과는 번번이 낙방. 남자라는 이유에서였다. 메이크업 가방을 세 개씩 들고 다니며 프리랜서로 지방을 돌았다. 한 달에 70건 이상 일을 해치운 적도 있다. 업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무렵. 그는 "재능도 든든한 배경도 없었다. 오로지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제 그는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다. 손씨는 "아직 외국에서 성공한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없다. 내가 그 첫 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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