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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질환「섬유조직 염」환자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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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각종 스트레스의 증가, 전문직종 종사에 따른 특정 생활패턴의 반복 등으로 이른바 류머티스 성 질병과 비슷한「섬유조직 염」이라 불리는 신종 질병 환자가 늘고 있다.
섬유조직 염은 아직 뚜렷한 발병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근육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겨 환자가 쑤시고 아픈 느낌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섬유조직 염에 걸린 사람들은 대개 잠을 자고 나면 몸이 뻐근하고 어깨나 목 뒤 부위가 뻣뻣한 느낌을 호소하곤 한다. 주부들의 경우는 별로 무거운 물건을 들고 다닌 것도 아닌데 허리가 결려오기도 한다.
한양대의대 김성윤 교수(류머티스내과)는『최근 섬유조직 염 환자가 많이 찾아오는데 잠을 깊이 못 드는 등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 하룻밤에도 몇 차례씩 꿈을 꾸는 사람, 완벽주의 적·공격적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 등에서 이런 환자가 많다』고 말한다.
3년여 전부터 이 병에 시달리고 있는 주부 정모씨(43·서울성동구구의동)는『학교 다닐 때부터 남한테 지기를 싫어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밤을 새워서라도 보충했으며 지금도 집안이 어지럽혀져있으면 참을 수 없는 성격』이라고 스스로 진단했다.
경희대의대 안경회 교수(재활의학과)는『택시운전기사·학생 등 특정자세의 반복으로 특정근육이 많이 시달리는 사람들에게서도 섬유조직 염 환자를 흔히 목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달리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서도 섬유조직 염 환자가 많이 발견된다. 안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근육의 수축·긴장 등을 유발해 어깨·목·허리 등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 인구의 절반가까이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섬유조직 염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경우 그들의 식생활형태가 비타민B군이 부족한 인스턴트식품 등에 의존, 체내효소의 대사에 이상이 생겨 이 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무튼 발병원인이 딱 부러지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섬유조직 염의 가장 큰 특징은 목 뒤의 윗 부분·양어깨·팔꿈치·무릎·허리 밑 부분 등에 이른바 통점이 있어 이 부위를 누를 경우 상당히 아픈 것이 공통이다.
김 교수는『이들 통점은 대개 전신에 l5개 내외가 있으며 이들 중 4개 부위 이상에서 눌렀을 때 아픈 느낌을 받으면 섬유조직 염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또 안 교수는『이 통증의 형태가 독특하다』며 손가락으로 통점을 누르면 통점은 물론 주변부위로까지 통증이 퍼져 가는 이른바 방사 통 현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섬유조직 염은 현재까지 신체에 지장을 줄만큼 두려운 병은 아닌 것으로 알러져 있으나 장기간 계속되면 근무의욕 등이 떨어지고 매사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도 있다.
치료방법으로는 항 우울 제 등을 이용, 수면장애를 교정하거나 소염진통제의 사용, 근육이완 물리요법 혹은 국소마취주사요법 등이 행해지고 있다.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덜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올바른 몸가짐으로 생활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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