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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학원형태의 유치원|어린이교육 도움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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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시내의 유치원들이 21일부터 일제히 91학년도 원아모집을 발표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어린이 유치경쟁에 들어갔다.
유치원교육은 어린이의 바탕을 형성하는 기초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만큼 무엇보다 신중한 학부모의 선택이 중요하다.
현재 서울에는 1천3백45개의 사립과 24개의 공립 등 총1천3백69개의 유치원이 있다. 원서교부대상은 85년3월1일∼87년2월28일 출생한 취학전 어린이로 원서접수기간은 21∼26일.
이 유치원들중 대학부설유치원들과 일부 지역의 이름 있는 유치원 등 10여개에는 학생들이 몰려 선착순으로 학생을 접수하거나 추첨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치원들은 정원 미달사태를 빚는 등 양극화 현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학부모의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올바른 유치원교육이 유치원의 역할에 대한 학부모의 올바른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중앙대 이원령 교수(유아교육)는『학부모들이 마치 문자나 미술·수영 등 특정기능을 잘 가르치는 곳을 좋은 유치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좋은 유치원은 놀이교육을 통해 어린이의 신체·지능·정서·사회성이 균형 있게 성장토록 하는 전인교육에 힘쓰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즉, 유치원이 국민학교를 가기위한 준비교육장소, 또는 특기·지능개발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것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몇가지 학원을 합한 종합학원식의 유치원 선택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장정자 서울시 시립유치원연합회장은 각 유치원들의 교육이념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적어도 3∼4곳의 유치원을 둘러볼 것을 권한다.
유치원의 원장이나 교사로부터 교육프로그램 내용 등을 들어보면 어린이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지, 전문적 지식과 교육기술을 갖춘 자격교사인지 대개 알 수 있다는 것. 유치원 인가기준에는 40명 기준 한 학급에 사범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2급 정교사를 1명이상 두도록 돼있다.
이대 이상금 교수(유아교육)는『유아가 처음으로 만나는 교사는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가만큼 어린이의 성장기에 중요한 역할을 미친다』고 말한다.
어린이가 참고 견디는 버릇, 남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태도, 차례를 지키고 인사하기 등의 모든 자질들이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교사의 교육적인 배려아래 자연스럽게 익혀지므로 유아기의 놀이지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다음 유치원의 위치·시설·교재 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통학거리가 어린이에게 적당한가, 주변의 환경이 안전한가, 밝게 뛰놀 공간이 있는가 우선 살펴본다.
나무쌓기·맞추기·소꿉놀이·역할놀이 등 최소한 10∼15종의 놀이영역에 맞는 창의적인 교구를 갖춰야하며 어린이의 흥미는 1주일단위로 바뀌므로 교재도 충분히 바꿔줄 수 있는가 살핀다.
요즘 어린이들은 특히 아파트 등 한정된 공간에서 갇혀 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치원도 빌딩의 한 부분을 빌려쓰는 곳보다 마당이 충분히 있어 어린이들이 함께 뛰어놀수 있는 단독주택형태나 식물재배지·동물사육장 등을 함께 구비한 곳이 좋다.
유치원의 학급당 정원은 보통 30∼40명인데 학급규모 등에 따라 학비의 수준도 다양하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보통 월5만∼9만원을 받고 있다. <고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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