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 대책 해부] 5. '투자 안전지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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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대책의 핵심은'아파트 잡기'다. 주상복합을 포함한 아파트는 이제 단기 투자용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에 자금이 많이 몰리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시중에는 4백조원이 넘는 여윳돈이 계속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주택을 묶으면 다른 부동산이 달아올라 엉뚱한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우려한다. 정부는 다른 부동산이 과열되지 않도록 후속 규제조치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투자자들은 섣불리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관심 끄는 뉴타운=서울에서 추가 개발될 13~14곳의 뉴타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10.29 대책을 발표하면서 "새로 지정될 뉴타운이 적어도 강남권으로 이전하려는 수요는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뉴타운이 갈 곳 없는 여윳돈을 상당 부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서울 왕십리.길음.은평 뉴타운이 발표된 이후 한두 달 새 땅값이 2~3배 올랐을 정도로 자금이 몰렸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강북 뉴타운 개발이 강북권 집값만 올려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발 이전에 투기를 차단하고 실수요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 지정될 뉴타운에 투자하거나 내집을 장만하려는 수요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길음동 우리공인 관계자는 "웬만한 지역은 값이 많이 올라 투자용으로 구옥을 사는 데 부담이 많다"며 "그렇다고 뉴타운 주변 재개발 구역에서 쪼개져 나오는 지분을 사면 나중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땅도 투자 안전지대 아니다=주택 규제의 반사이익을 많이 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규제조치가 관건이다.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는 광명.아산 등 내년에 개통 예정인 고속철도 역사 주변과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주변,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지역 등이 관심 대상이다.

수도권.강원권 등의 펜션 부지나 전원주택지도 주5일제 바람을 타고 급등했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펜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정부도 토지로 부동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고 수도권과 충청권 상당 지역을 토지 투기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어서 상황이 간단치 않다. 그린하우스21 진명기 사장은 "과장이나 허위 개발계획 등으로 소규모 토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며 "자치단체에서 개발 계획과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을 통해 개발 가능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가는 반사이익?=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입주민 수요가 뒷받침돼 투자 안전성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 수익률은 연 10%(1층 기준) 정도로 추정되는데 경기 위축으로 6~7%로 하락한 곳도 많다.

테마상가와 근린상가는 선 시공.후 분양을 골자로 내년 시행 예정인 건축물의 분양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자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에 따라 공급 과잉 우려가 높은 테마상가는 자금 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업체들이 공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상권이 활성화돼 있고 안전성이 보장된 테마상가에 미리 투자하는 것도 앞선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테마상가 수익률은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기 전인 초기에는 8% 이하로 낮다. 상권 활성화 정도에 따라 15% 이상 오르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5% 이하로 떨어진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연령대 등 유동인구 특성에 맞는지, 경기를 제대로 탄 테마 상가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도 공급 과잉에다 주거용의 경우 양도.보유세 중과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리츠, 수익 작지만 안전=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공동 투자방식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는 소액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부도 부동자금을 건전한 투자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간접투자상품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투자의 관건은 자산운용회사가 어떤 부동산으로 리츠상품을 만들었는지에 집중된다.

따라서 부동산(빌딩)에 장기 세입자를 확보한 리츠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수익률이 은행 금리보다 낫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프로젝트 파이낸싱법이 통과되는 등 제도가 개선되면 간접상품 투자 여건이 나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근.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