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1∼2진 실력차 너무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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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체제와 국경을 초월한 핑퐁사랑으로 국제적관심을 끌었던 86서울아시안게임 한국남자탁구우승의주역 안재형(안재형·26·동아생명) 과 전중국여자탁구대표 자오즈민(초지민·27).
한·중 해빙무드의 파고를 넘나들며 사랑의 서비스를 주고받기 5년, 숱한 화제와 우여곡절끝에 두사람이 보금자리를 꾸민지도 만1년하고도 1개월이 지났다.
안은 오는2월1일부터 시작되는 제6회 탁구최강전참가를 끝으로 17년의 선수생활을 마감, 지도자수업을 쌓을 예정이며 지난해7월 한국국적을 취득, 안정을 찾은 초는학업(한양대중문과1)과 탁구이론서 탐독등 다방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서울도곡동 24평형 아파트에서 안-초커플을 만나 그간의 결혼생활과 신미년 새해설계등을 들어본다.
-많은 사람들이 초씨의한국어실력을 궁금히 여기고있는데.
▲안=그렇잖아도 샤오민(초민·초의 애칭)의 한국말 실력을 테스트하기위해 이것저것 괜한말을 시켜보는 짖궂은 전화가 자주 옵니다.
▲초=전화받고, 물건값을 흥정하는등 일상용어에는 큰 불편이 없어요. 글을 읽고 받아쓰기도 70%정도는 합니다. 하지만 학교강의를 따라가거나 TV연속극을 이해할 수준은 못돼요.언어에 별로소질이 없는것같아 제자신 무척 답답해요.
-한국속담에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란 말이 있는데 부부싸움같은것은 안해보았는지요.
▲안=이제껏 서로 목소리를 높여본적은 없어요. 샤오민의 예전 경기모습을 지켜보면 날카롭고 과감해 성격 또한 그럴줄 알았느구 의의로 다소곳한 동양적 여성상을 지녔어요.
-자오즈민씨는 요사이방학을 맞아 한가하실텐데요.
▲초=그렇지않아요. 시집올때 배워온 요리솜씨도 보잘것없고 새로운 한국음식을 익히기에 매우 바쁘지요.아직 김치도 제대로 못 담가요. 잘하는것은 고작 갈치조림정도니까요. 다행히 저이의 식성이 까다롭지않아 「내가시집은 잘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웃음).
-자오즈민씨의 학교수업은 어떻습니까. 한국인선생님께 중문을 배우다보면 에피소드도 적지않을텐데요.
▲초=한번은 선생님과 저의 중국어발음이 서로달라 학생들의 웃음을 산적이 있어요. 그때는 서로가 난처해 어쩔줄 몰랐습니다.
-이번학기 학점은 잘나왔는지요.
▲안=(얼굴을 붉히는 초를 대신해) 권총(F학점)찬 과목도 있는것같아요(웃음).
-즐겨보는 프로는.
▲초=쇼프로그램· 연속극· 코미디등 가리지않고 봅니다.
▲안=아마 한국어실력이 부족,제일 안타까워할때가 학교강의를 못따라가기 보다는 재미있는 드라마 내용을 제대로 이해못할 때일 겁니다.
노래도 트롯계열을 좋아해 『잠깐만』 『거울도 안보는 여자』 정도는 능숙하게 불러요.
-안선수가 이번 세계탁구선수권 파견선발전을중도 포기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안=개인적인 대·소사에도 불구,나름대로 연습을 꾸준히했지만 어깨·허리등에 누적된 부상탓인지 훈련만큼 결과가 나오지않은것이 첫째 원인입니다. 또 세계탁구선수권은 저같은 노장보다 한창 뻗어나는 유망주들이출전, 좋은 국제경험을 쌓을 기회란 점도 생각했구요.
-자오즈민씨가 중국에있을때와 한국에 와서 본 한국탁구는 어떻게 다른지요.
▲초=의외로 선수층이 엷은데 놀랐습니다. 밖에서는 강호들이 많으리라 생각했었는데 대표와 2진의 차이가 무척 큼니다.
-유망주들을 지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초=한국탁구는 포핸드 스매싱이나 드라이브가 좋은데 비해 중국은 서비스와 백푸시등이 강해 서로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조화를 시켜야할지 두러움이 앞섭니다. 아직 코치제의를 받은적이 없지만 안이 도와주면 해낼 자신은 있습니다.
-2세는 언제쯤 보게 됩니까.
▲안=곧 좋은 소식이있을겁니다. 부모님도 빨리 손주를 보고싶어하구요.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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