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 살고싶다』 쓴 탤런트 소설가 김수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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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바쁜 직업으로 꼽히는 탤런트가 소설책을 냈다면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그것도 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대열에 끼고 영화화하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면 화제가 될만하다.
개성있는 연기로 주목받는 중견탤런트 김수미씨(42)가 쓴 장편소설 『너를 보면 살고싶다』가 지난해말 출간되면서 큰 호응을 받고있다.
현직 법무차관 부인이 10세 연하의 남자와 뒤늦게 사랑을 불태운다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로 4판째 책을 찍을만큼 인기가 높다.
『부귀·명성 등 그 어느것 보다 인간본연의 사랑이 더욱 값지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통념상 불륜으로 비칠 수 있는 이들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순정에 다름아니라는 주변의 평을 들을 때마다 당초 담으려 했던 본뜻이 제대로 전해진 것같아 내심 흐뭇해요.』
자신과 같은 40대를 정신적·신체적으로 마지막 꽃을 피우는 시기로 표현하는 그녀의 글솜씨와 글쓰기에 대한 정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80년대 초부터 간간이 일간·월간지에 기고한 글이 주위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했고 『책을 내보라』는 주변의 권유에 힘입어 87년 첫 수필집 『그리운 것은 말하지 않겠다』를 발간, 호평을 받았다. 이번 소설에서도 평소 성격의 꼼꼼함을 십분 발휘, 무대배경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장취재와 일본 도쿄 근교의 아파트 등지를 헤집고(?) 돌아다니며 사실감을 높이려한 작가기질은 알아줄만하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 그가 펜을 잡게 된 이면에도 남다른 슬픔과 고통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
오빠에 이어 지난해 언니를 암으로 잃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겸 시작한 글쓰기 작업이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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