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몸 투시' 공항 검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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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알몸을 투시할 수 있는 백스캐터로 찍은 사진. 미국 교통안전국(TSA) 산하 연구소의 수전 핼러웰 소장이 자신을 직접 찍도록 해 공개한 것이다.[AP=연합뉴스]

1990년 공상과학(SF) 영화 '토털 리콜'에서 첫선을 보인 '알몸 투시 공항 검색기'가 실제로 올 연말부터 미국의 한 공항에 설치된다. USA 투데이는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사람의 알몸을 투시할 수 있는 X선 검색기인 '백스캐터(Backscatter)'를 25일께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에 설치해 시범 가동할 계획이라고 3일 보도했다.

백스캐터는 2001년 9.11테러 직후 출범한 TSA가 영화 토털 리콜의 한 장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테러 대책으로 내놓은 대표 상품이다. TSA는 2~3년 뒤 백스캐터 개발에 성공했으나 인권 단체 등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일으켜 한동안 도입을 보류해 왔다.

TSA 산하 연구소의 수전 핼러웰 소장은 "이번에 설치되는 백스캐터는 테러 용의자들이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숨겨 기내로 반입하려는 폭발물과 여타 무기를 효과적으로 적발할 수 있다"며 "개인의 수치심을 자극할 수 있는 일부 신체 부분은 흐릿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TSA는 백스캐터를 모든 탑승객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속 물질을 주로 탐지하는 1차 검색기에서 경고음 소리가 난 여행자가 옷 위로 몸을 더듬는 기존의 신체 검색과 백스캐터 검색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백스캐터로 검색한 장면은 출력.저장.전송이 금지된다. TSA는 백스캐터를 이용한 검색 방식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내년부터 미국 내 다른 공항에도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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