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자고」새 길러 부농 일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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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외국에서 들여오는 농·축산물 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낮아 우리 농민들에게 타격을 주지만「비오자고」새는 그 반대입니다.UR대책을 위한 작목으로도 장려할만합니다.』중남미가 원산인 비오자고 새를 국내에서 처음 인공부화, 사육에 성공한 최광식씨(29·전북정주시 신정동 서당촌 마을)는 농가소득을 위해 새 사육을 적극 권하고 있다.
국립공원 내장산 연지 봉 아래 서당 촌에서 한국고려농장을 경영하는 최씨는 은여우·밍크·앙고라 토끼·꿩 등을 사육해 봤으나 비오자고 새 만큼 소득이 확실한 작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카」라고도 불리는 비오자고 새는 메추리과로 꿩의 목과 같은 모습을 하고있다.
고기 맛이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아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즐겨 찾는 식품이고 수렴용으로 인기가 높으며 머리에서 목까지 밤색 띠가 둘러져있어 고개를 쳐들고 걷는 모습이 작은 펭귄 같아 관상용으로도 사육되고 있다.
꿩보다 부화일수가 하루쯤 빠른 비오자고 새는 어미 새 1마리가 연간 1백80개정도의 알을 낳는다.
부화도 비교적 잘돼 인공부화기를 사용할 경우95%정도의 부화율을 보이고 있다.
성장속도도 매우 빨라 부화한 후 4개월만 되면 알을 낳는다.
10마리로 시작한 최씨의 비오자고 새 사육은 88년 한해 동안은 수가 조금 늘다가 죽는새가 생겨 다시 줄고 하는 바람에 겨우 88마리 정도의 현상유지에 그쳤다.
그러다 88년 말 사육하던 꿩에 뉴캐슬병이 만연하면서 꿩 2천5백 마리가 암컷 2마리만 남기고 전멸했고 함께 기르던 비오자고 새도 암컷1마리와 수컷 2마리 등3마리만 남고 모두 죽어버렸다.
암컷 1마리가 살아남는 바람에 겨우 절손(?)의 위기를 넘기고 다시 알을 모아 새끼를 까 비오자고 새의 수가 불어나긴 했지만 부화한지 얼마 안 돼 죽어버리는 새가 많았다.
새끼가 죽는 원인이 이새가 습기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었음을 뒤늦게 알아낸 최씨는 새장을 땅에서 1m쯤 되게 높여 짓고 철 그물을 깔아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함으로써 폐 사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새의 식성은 까다롭지 않아 닭 사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하루 먹는 양은 25구정도. 그 외 특별한 사육방법이나 사육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뜸부기가 동양의 정력제로 각광 받듯이 비오자고 새는 서양의 정력제로 알러져 있다.
최씨는 사육한 비오자고 새 중 그동안 전북도내이리와 정읍지역 농가 네 곳에 암컷 60마리를 포함, 1백 마리를 분양해 주기도 했다.
최씨는 암컷 1마리가 연간 1백8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번식력이 좋은데다 마리 당 수입가격이 3천5백 원이나 돼고 값의 3분의1 수준으로 국내시장에 판다고 하더라도 수익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씨는 현재 1천5백 마리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올부터 본격생산, 해외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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