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한 일본 대사 17일 부임…3국 정상회의 준비도 속도

중앙일보

입력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신임 주한 일본 대사가 오는 17일 부임할 예정이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것으로 최종 조율되면서 준비를 위해 부임을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신임 주한 일본 대사가 총괄공사 시절이던 2019년 4월 외교부로 초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신임 주한 일본 대사가 총괄공사 시절이던 2019년 4월 외교부로 초치되는 모습. 연합뉴스.

14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임명된 미즈시마 신임 대사는 오는 17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현 주한 일본 대사의 후임으로 미즈시마 대사를 내정해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을 요청했고, 아그레망 절차가 마무리된 뒤 지난달 그를 주한 대사로 공식 임명했다.

미즈시마 대사는 1961년생으로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85년 외무성에 들어갔다. 주미국 일본 대사관 참사관, 북미국 북미 제2과장 등을 지내며 대미 업무에 깊숙이 관여했다. 특히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 공사로도 근무했다. 총괄공사는 대사를 대리할 수 있는 차석대사다. 당시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여파로 한·일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던 시기였다. 그가 한·일관계의 민감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미즈시마 고이치 신임 주한일본대사. 중앙DB.

미즈시마 고이치 신임 주한일본대사. 중앙DB.

이와 관련, 앞서 지난 1월 교도통신은 "4월 총선 이후 한·일 관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한국 외교 경험이 있는 미즈시마를 주한 일본 대사 적임자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미 업무에 정통한 그가 한국 대사로 일하게 된 건 한·미·일 협력 강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무성 내 지한파가 주류에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큰 가운데 미국과 한국 업무에 두루 밝은 그가 주한 대사가 된 것 역시 의미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즈시마 대사는 부임하자마자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여부를 둘러싼 반일 여론 증가 등 까다로운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평가다. 또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6일 이전 방한할 예정인 만큼 부임 직후 '1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는 임무도 맡게 됐다. 그가 서둘러 부임한 것도 대사관 차원서 관련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즈시마 대사는 앞서 한국 대사관 근무 이후에는 외무성 영사국장을 거쳐 2021년부터 주이스라엘 대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한국 정부가 교민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일본인의 귀국까지 지원하자 현지 대사로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보시 현 주한 일본 대사는 2021년 1월 취임해 통상적인 대사 임기인 3년을 채우고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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