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윤 총장의 입’ 맡았던 ‘찐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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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이창수(53·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냈다. 특히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총장 직무정지와 징계를 밀어붙일 당시 ‘윤 총장의 입’(대검 대변인)으로서 강경 대응에 앞장서면서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2020년 11월,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자 ‘대검 중간간부들의 입장’이란 입장문에 이름을 올리며 추 장관의 결정은 “진상확인 과정도 없이 이뤄진 것으로 위법·부당하다”고 직격했던 인사 중 한 명이다.

결국 이 지검장은 이듬해 3월 윤 대통령이 먼저 총장직에서 사퇴한 지 두 달 만인 2021년 6월 인사에서 대구지검 2차장검사로 이동했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 지검장도 수도권으로 복귀했다. 2022년 7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부임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해 이 대표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엔 전주지검장으로 임명돼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비리 의혹 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원한 법조계 인사는 “김 여사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건 납득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의 검찰 장악력 유지를 위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인사 바로 전날인 12일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27명은 “이창수 검사가 전주지검장으로 부임한 뒤 문 전 대통령 주변 수사가 속도를 냈다”며 “수사 배후에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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