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전달' 최재영 檢 출석…"尹·김 여사 실체 알리려 잠입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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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운데)가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운데)가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3일 검찰에 출석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 백을 건네고 이 과정을 촬영한 데 대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리려 언더커버(위장잠입) 형식으로 취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날 오전 최 목사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주거 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고발된 후 첫 조사다.

최 목사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본질은 김 여사가 대통령의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화·이원화·사유화한 사건”이라며 “국정을 농단하면서 이권 개입, 인사 청탁하는 게 나에게 목격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 백을 전달하고 촬영한 배경에 대해 “국정을 책임진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어떤 분인지 알기에 그들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언더커버 형식으로 김 여사를 취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을 향해 “저 외에도 다른 대기자들이 김 여사를 접견하려고 선물을 들고 서 있었다”며 “(김 여사가) 한남동 관저로 이사한 뒤 백석대 설립자 장종현 박사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고급 소나무 분재 선물이 정문을 통해 들어갔다. 여러분들이 취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촬영한 지 1년 이상 지나 공개한 것은 총선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사건으로 김 여사를 굉장히 야단치니까 오히려 김 여사가 내게 ‘가짜뉴스에 현혹됐다’고 말하는 것 보고 이 정권은 더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이진복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에게 한 표현을 상기시키며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최 목사에게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과 촬영 영상 원본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최 목사는 보도 당시 다른 취재 기자에게 모두 넘겨서 제출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손목시계 몰래카메라 등에 대해서도 “담당 검사들이 채집해서 수사하면 된다”고 했다.

김 여사와 접견 후 작성했다는 메모장에 대해선 “1차 접견 때 나눈 대화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메모한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이 모습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목사를 주거침입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최 목사를 상대로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경위와 목적, 청탁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오는 20일에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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