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연극 ‘맥베스’(연출 양정웅) 제작발표회. 황정민은 “제겐 무대가 힐링”이라며 “이런 감정들 때문에 다시 연극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 13일 개막하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맥베스를 연기한다. 연극 무대는 2022년 ‘리차드 3세’ 이후 2년 만이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왕이 될 거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파멸해가는 이야기다. 양정웅 연출은 “헤어 나올 수 없는 욕망에 손을 댄 이후 찾아오는 상실감과 죄책감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맥베스’를 소개했다. 연극 복귀작으로 고전을 선택한 이유를 황정민은 “몇백 년 전에 나온 이야기인데도 재밌다”며 “현대적으로 얼마든지 각색할 수 있어 예술가들에게 계속 사랑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맥베스의 욕망을 일깨우는 아내 ‘레이디 맥베스’ 역은 김소진이 맡았다. 김소진은 “무언가를 욕망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감정 변화를 관객들이 잘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맥베스의 자격지심을 자극하는 동료 ‘뱅코우’는 송일국이 연기한다. “너무 멋진 역할이라 부담이 크다. 살부터 열심히 빼겠다”고 너스레를 떤 송일국은 “2016년 국립극장에서 연극 ‘햄릿’을 보고 펑펑 울었다. 노배우들이 빈 객석을 향해 등지고 서는데, 배우의 길을 걸으신 어머니(김을동)가 떠올랐다. 바로 그 무대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