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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전통시장 찾아 “불편하지 않으시면 자주 오겠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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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호 03면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행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대통령실에서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앞줄 왼쪽 둘째)과 전광삼 신임 시민사회수석(앞줄 왼쪽 넷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로써 3기 대통령실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출범 당시 2실장·5수석에서 3실장·7수석 체제로 확대됐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대통령실에서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앞줄 왼쪽 둘째)과 전광삼 신임 시민사회수석(앞줄 왼쪽 넷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로써 3기 대통령실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출범 당시 2실장·5수석에서 3실장·7수석 체제로 확대됐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취임 2주년을 맞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식을 생략하고 서울 청계천을 찾았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엔 서대문 영천시장을 방문해 현장 물가도 점검했다. 참모로는 성태윤 정책실장과 박춘섭 경제수석 외에 김주현 민정수석도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도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제안해 함께한 것이라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민심 청취와 물가 안정 차원에서 민정수석과 경제수석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식사를 한 뒤 청계천을 산책하며 직장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외식 물가도 점검하고 시민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한 시민이 “자주 나오세요”라고 외치자 “여러분이 불편하지 않으시면 자주 나오겠다”고 답했다.

이후 영천시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채소와 과일, 해산물 점포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멍게와 게, 완두콩을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한 상인이 “(카드) 수수료율이 너무 비싸다”고 하소연을 하자 윤 대통령은 “좀 싸게 이용하실 수 있게 하겠다. 이분이 경제수석”이라며 상인들에게 박 수석을 소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저부터 바꾸겠다”고 했던 다짐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총선 패배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국민 한 분 한 분이 느끼는 어려움, 불편함 등을 적극 찾아 해결하겠다”며 “서민과 중산층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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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이후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것은 여론이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7~9일 성인 1000명 대상)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4%로 2주 전과 동일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67%로 같은 기간에 2%포인트 늘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를 꼽은 비율이 19%로 가장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현 지지율은 한국갤럽 기준으로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지지율 중 가장 낮다. 이전까진 1990년 2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기록한 28%가 최저치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심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청계천에서 대통령실로 돌아온 뒤 예고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출입기자를 만났다.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언론과 접촉한 것이다. 다음주부터는 민생토론회도 재개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시민사회수석으로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을 임명했다. 전 수석은 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실 춘추관장을 맡은 뒤 문재인 정부 당시 야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이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시민소통비서관으로 활동했다. 전 수석은 이날 인사말에서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며 “많이 듣고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게 주어진 임무이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선으로 3기 대통령실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출범 당시 슬림한 대통령실을 내세웠던 2실장(비서실·국가안보실)·5수석(정무·홍보·시민사회·경제·사회) 체제에서 3실장(비서실 ·정책실·국가안보실)·7수석(정무·홍보·시민사회·경제·사회·과학기술·민정) 체제로 확대됐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대통령의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진솔했다” “성실하게 답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잇따랐다. 김용태 포천·가평 당선인은 “진즉에 이런 기자회견이 많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며 “총선 패배의 원인이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는 걸 인정하고 반성했던 것에 의미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도 “총선 전에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 대신 이런 기자회견을 했으면 10~15석은 더 건졌다. 그러면 우리 당이 130석도 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다만 채 상병 특검법 등 개별 현안에 대해서는 미묘한 기류 차이가 여전했다.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수처 수사 이후 국민께서 미진하다고 생각하면 특검을 하겠다고 했는데, 사태가 장기화하는 만큼 더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정면돌파하겠다’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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