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저출생부 신설 환영”…의사들 “의료계 무시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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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보건복지 분야 국정 운영 방향은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 신설과 연금개혁 임기 내 완수, 의료개혁 지속 추진 등으로 요약된다. 인구 정책 컨트롤타워 신설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연금·의료 개혁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현재 인구 정책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는 집행권·예산권 없이 정책을 심의하는 권한만 있다. 저고위가 정식 부처가 되면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이 생긴다. 저출산 극복의 핵심 정책부서인 복지부(인구), 교육부(보육과 교육), 고용부(일자리), 국토부(주거)를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관할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교수는 “부총리급으로 올라가면 다른 부처를 아우를 수 있다”며 “실행보다는 기획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도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직결되는 만큼 지속해서 관리하기 위해 강력한 인구 부처 신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고위 강화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 부서가 다양한 사업을 총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라며 “전담 부서는 핵심 사업을 힘 있게 실행하는 역할을 하고, 저고위는 정책을 제안하고 각 부처를 강제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형태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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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의사 2000명 증원 문제가 의료계와 대화를 해온 결과라고 강조했고, 의료계가 통일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게 대화의 걸림돌이라고도 했다. 반면에 의료계에서는 “거짓말” “의료계 무시”라는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서정성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총무이사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 의료계와 논의가 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증원 관련 숫자 논의를 의료계와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전국 40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의 김창수(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 회장은 “의료계 단일안은 원점 재검토인데 이를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최창민(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은 “우리를 갈라치려는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금개혁은 22대 국회로 넘겨서 논의하자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국회 연금특위에서 여야 간사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했으나, 소득대체율(국민의힘 43%, 더불어민주당 45%)에서 이견을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를 이끈 김상균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7년 동안 이루지 못한 모수개혁(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에 대해 이번 국회가 반년 만에 거의 합의에 도달했는데, 끝내 처리하지 못하면 ‘직무 태만’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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