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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하마스 섬멸” 마이웨이…재선 발목 잡힐라 속타는 바이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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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네타냐후

네타냐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에 대한 강경 기조를 고집하는 것은 자국 내 정치적 상황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2년 말 이른바 ‘무지개 연정’을 토대로 3차 집권에 성공했지만, 대법원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사법부 개편을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2023년 1월엔 시민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총리 퇴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현재까지 1400여 명의 희생자가 나오는 등 예상치 못한 피해에 총리 퇴진 여론이 재점화하자 ‘하마스 섬멸’을 앞세워 내부 불만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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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심도 깊다. 바이든은 개전 초부터 쭉 ‘자위권 옹호’ 등의 논리로 이스라엘에 힘을 보태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전시위가 확산하고, 독불장군식 네타냐후의 행보에 그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지난달 1일 미국 시민을 포함한 7명이 탄 국제 구호단체 차량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오폭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용납할 수 없다. 민간인 보호를 위한 즉각적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해 온 미국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은 최후통첩성 경고로 해석됐다.

이번 공세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 간의 균열을 보여준다고 7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6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지구 라파 지상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뒤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를 공습했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인 청년층과 무슬림의 민심이반이 가속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미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에 보내려던 미국산 탄약 선적을 보류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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