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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간 평균기온 3도 오른 제주...사탕수수·파파야·올리브 기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탕수수, 감귤 대신할 새 소득작물 될까 

경기도의 한 체험농장에서 재배 중인 사탕수수. 사진 제주도 서부농업기술센터

경기도의 한 체험농장에서 재배 중인 사탕수수. 사진 제주도 서부농업기술센터

감귤의 섬 제주도가 열대작물인 사탕수수를 소득작물로 기른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제주지역 농업생산 구조를 개선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탕수수 시험재배에 나섰다고 30일 밝혔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지난 4월 중순 330㎡ 규모의 밭에 막 자라기 시작한 사탕수수 100주를 심었다. 이 가운데 80%는 시설(온실)에서 재배하고 20% 정도는 야외에서 키운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이곳에서 올 9~10월께 사탕수수 1t을 수확할 계획이다. 수확한 사탕수수는 관광객 등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재배 가능성이 확인되면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가 주산지인 사탕수수는 2~6m까지 자란다. 대나무와 비슷한 줄기에 즙이 풍부하고 단맛이 강한 대표적 열대성 작물이다. 평균기온 20도, 강우량 1200~2000㎜ 이상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제주도 연평균기온은 15.6∼16.9도이며, 연 강수량 1182∼2030mm이다. 시설 온도를 일정 기간 높여주면 사탕수수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서부농업기술센터는 보고 있다.

경기도의 한 체험농장에서 재배 중인 사탕수수. 사진 제주도 서부농업기술센터

경기도의 한 체험농장에서 재배 중인 사탕수수. 사진 제주도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40년대 제주의 평균기온은 14도 안팎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평균기온은 매년 조금씩 올랐다. 1990년대 평균기온은 50년 전보다 2도 이상 늘어난 16.4도였고, 2020년대 들어서는 매년 17도를 넘고 있다. 80년만에 3도 정도 오른 셈이다.

이 때문에 제주에는 이미 망고·바나나·용과·패션푸르트 등 다양한 열대·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용과는 제주시 조천읍 농가를 중심으로 시설재배하고 있다. 2022년 농촌진흥청 집계에 따르면 용과는 5.4ha에서 53t, 패션프루트는 3.2ha에서 21t이 생산됐다. 이밖에 농업연구소와 개별 농장 등을 통해 파파야와 올리브·커피 등도 시험재배중이다. 2012년 22.6ha였던 망고 재배면적은 2022년 41ha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바나나 재배 면적도 2022년 10ha로 2015년(1ha)보다 10배 증가했다.

감귤 20년 전보다 26%↓…열대과일 늘어

제주도 서귀포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토평시험포에서 시험재배 중인 올리브나무. 최충일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토평시험포에서 시험재배 중인 올리브나무. 최충일 기자

반면 감귤 재배 면적은 줄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22년 제주 감귤 재배면적은 1만9871ha로 2000년 2만6813ha보다 25.9% 줄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농가가 자체적으로 감귤밭을 없애거나 간벌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귤을 재배하던 곳은 한라봉·천혜향 등 만감류(4162ha)와 열대 과일이 차지했다.

현대양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감귤에 집중된 제주농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탕수수와 같은 열대작물이 농가 관심을 끌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농업인 소득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새 소득작물 발굴에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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