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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정책 통했다…20.7조 투자 몰린 이 도시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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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울산CLX 전경. 연합뉴스

SK 울산CLX 전경. 연합뉴스

울산에 1년 10개월간 기업 투자액이 2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29일 김두겸 시장이 취임한 2022년 7월부터 최근까지 373개 기업이 산업단지 등에 입주하거나 별도 공장 신설 추진, 기존 시설 재투자 등을 했으며, 이에 따른 투자액은 20조7224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울산시 한 해 예산인 4조7000억원의 4배를 넘어서는 액수다.

투자 분야는 석유화학이 9조5000억원으로 전체 46%를 차지했고, 이차전지 등 신산업 분야가 7조2000억원(34.9%)으로 뒤를 이었다. 울산에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이 있는 만큼 자동차·조선 분야에서도 3조5000억원(17.1%)의 투자가 이어졌다. 투자에 따른 고용 규모는 7625명으로 분석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퇴근 하고 있다. 뉴스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퇴근 하고 있다. 뉴스1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현대자동차 전기차 생산공장과 하이퍼캐스팅(한번에 차체를 찍어내는 공법) 생산 공장 신설이다. 이들 자동차 공장 신설로 자동차 전기장치 부품업체인 오트로닉·신기로직스 같은 건실한 자동차 부품기업 투자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대기업인 고려아연과 삼성SDI는 이차전지 생산 공장 신설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은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울산에 건설한다. 이밖에 롯데에스케이에너루트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현대오일터미널은 울산에 친환경 액체화물 저장시설 증설을 결정한 상태다.

이처럼 국내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짧은 기간 20조원이 넘는 투자를 결정한 건 울산시의 ‘친기업’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울산시는 인허가 부서 직원들로 현장지원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투자하려는 기업에 직접 파견, 관련 사업 절차 진행을 돕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 인허가는 공무원 현장 파견으로 3년 정도 걸려야 하는 절차를 10개월 만에 끝냈다. 삼성SDI 배터리와 양극재 생산공장 인허가 기간 역시 3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개발제한구역해제와 관련해 브리핑하는 김두겸 울산시장. =연합뉴스

개발제한구역해제와 관련해 브리핑하는 김두겸 울산시장. =연합뉴스

적극적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도 도움이 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산업용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워 정부에 건의했고, 그 결과 지난해 12월 울산 중구 다운동 일원 18만9000㎡를 풀었다. 기업 등이 자유롭게 울산에 둥지를 틀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울산시 측은 "더 많은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대규모 투자 추진 기업엔 공무원을 직접 파견하고, 투자유치 프로젝트 매니저도 배정해 지원할 예정"이라며 "오는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맞춰 울산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 전기를 기업에 더 저렴하게 공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의 기업 친화 행정이 기업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며 "산업수도 입지를 굳히고, 투자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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