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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국적 일본 대학교수 상하이 돌아간 뒤 실종…"구금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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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윈타오(오른쪽 두번째) 일본 아시아대학 교수가 지난 2018년 8월 21일 일본 주상하이 총영사관 관저에서 가타야마 가즈유키(片山和之) 당시 일본 주상하이 총영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일본 주상하이총영사관 홈페이지 캡처

판윈타오(오른쪽 두번째) 일본 아시아대학 교수가 지난 2018년 8월 21일 일본 주상하이 총영사관 관저에서 가타야마 가즈유키(片山和之) 당시 일본 주상하이 총영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일본 주상하이총영사관 홈페이지 캡처

일본 도쿄 소재 아시아대학의 중국 국적 판윈타오(范雲濤·61) 교수가 중국에서 실종된 지 1년이 넘었다고 23일 일본과 홍콩·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판 교수의 인권 침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자, 이 사건이 악화한 중·일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하야시 마사루(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판 교수 실종에 관련해 “인권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사안으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야시 장관은 “사안의 성격상 더 이상의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홍콩 성도일보나 23일 판윈타오 일본 아시아대학 교수가 지난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성도일보 캡처

홍콩 성도일보나 23일 판윈타오 일본 아시아대학 교수가 지난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성도일보 캡처

판 교수는 지난해 2월 하순 요양 목적으로 상하이로 돌아간 뒤에 일본에 거주하는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중국 당국의 연락을 받은 뒤 실종된 점 등을 미뤄 현재 구금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판 교수는 지난 1985년 일본 교토(京都)대학 법학과로 유학한 뒤 92년 교토대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상하이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중·일 양국의 법률과 사회 문화에 정통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과거 당(唐)나라 시절 중국 양저우(揚州)에서 태어난 감진(鑒眞) 스님이 일본에서 불교를 전파했던데 착안해 중·일 문화교류 프로그램인 ‘감진 계획’을 제안하는 등 중·일 관계 개선에 힘써왔다.

중국에서는 일본에 거주하던 중국인 학자들이 일시 귀국한 뒤 실종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고베가쿠인(神戶學院) 대학은 후스윈(胡士雲) 교수가 중국 방문 직후인 2023년 여름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중국당국은 위안커친(袁克勤) 홋카이도 교육대 교수를 스파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 연구자는 중국 내정에 밝으며 일본 내 인맥도 넓어, 중국 당국이 단속의 표적으로 삼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지금까지로는 그의 실종 혹은 구속·체포가 중국의 반간첩법(간첩방지법)과 관련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간첩방지법을 제정 시행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17명의 일본인을 구속했다.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은 ‘국가의 안전과 이익’에 관련된 정보의 제공이나 수집 의혹이 있다고 판단하면 즉시 제재할 수 있도록 해당 법률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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