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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임박”… 연말관가 술렁/「대폭」소문에… 정­재계 점치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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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 총리에 50대 「강성인물」 4명 거론/이미 인선마무리 청와대 낙점만 남아/지자제대비 서울시장 「불도저형」고려
개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노태우 대통령이 24일 낮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연말에는 좀 쉬고싶다』고 내년초 개각의 운을 뗐지만 이미 관가에서는 연말개각,빠르면 28일중 단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해 술렁거리고 있다.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기자단 오찬이 끝난 직후 『대통령의 그같은 언급이 있었다고 해서 연말개각이 없으리라고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실제 청와대 비서진에서 24일 오후 연말개각의 불가피성을 진언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정부내 곳곳에서 일손을 놓고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내년초로 미룰 경우 쓸데없는 잡음이 일어 집권자의 이미지에 손상만 가져온다는 판단때문이다.
구체적인 개각일자는 연말에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갖는 장·차관,경찰간부,군간부,시·도지사 초청 만찬 또는 오찬이 모두 끝나고 28일 오전에 일정이 잡혀 있는 「10·13선언 실천 평가 보고회」직후인 28일 오후나 29일이 유력하다는 이야기다.
○방소전부터 본격화
○…개각 준비작업은 노재봉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 인사팀이 지난 11월말부터 은밀히 해왔으나 여러차례 고사의사를 밝힌 강영훈 국무총리의 후임을 비롯한 인선난 때문에 노대통령의 방소 직전부터 본격화됐다는 후문.
노대통령 방소 공식수행원단에서 빠져 서울에 남았던 노실장이 서동권 안기부장과 만나 긴밀히 협의했고 예상대상자들을 연이어 만났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개각대상자 및 입각예상자 명단은 이미 마무리됐고 노대통령의 최종 결정단계만 남아 있다는 것.
최대 관심사는 이미 사퇴의사를 굳힌 강총리의 후임에 누가 낙점을 받느냐는 것.
현재 청와대와 관가 주변에선 노대통령 임기후반기를 강력하게 다지기 위해선 경험과 능력과 업무추진력을 겸비한 50대의 강성인물이 들어설 것이라는게 정설로 되어 있다.
이런 시각에서 이춘구 민자의원,노재봉 비서실장,서동권 안기부장,최영철 노동장관이 후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의원의 경우 출신지역이 중부인데다 내무장관을 거쳤고 정치경험이 풍부해 적격이라는 평이다
노실장은 노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으며 카리스마적 성격에다 국제감각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
서부장은 권력핵심의 생리를 잘 알고 있고 노대통령의 권력누수방지를 위해서는 「손에 피를 묻힐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TK 출신이라는 것이 약점.
최장관은 호남출신으로 지역 안배를 고려하면 최적격이며 체신·노동장관을 거친 풍부한 행정경험과 업무추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물론 이밖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들중 누가 총리에 선택되느냐에 따라 개각폭과 성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언론계인사 발탁설
○…내년 1월1일자로 부총리로 승격되는 통일원장관에는 노재봉 비서실장과 이홍구 대통령 정치특보의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이특보의 경우는 외무장관설도 나돌고 있으나 통일원장관 시절 역대장관중 가장 탁월했다는 평을 들었고 앞으로 남북대화 및 관계진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재기용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북방외교의 개척자인 박철언 전 정무장관이 전격 발탁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외무장관에는 이홍구 특보외에 내부기용일 경우 이상옥 주제네바대사,오재희 주영대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번 개각에서 또하나 관심사는 최병렬 공보처장관의 거취문제.
만약 경질된다면 최장관은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치특보로 중용될 가능성이 크며 후임에는 문공부차관 경력이 있는 최창윤 대통령 정무수석과 강용식 차관 승진설이 있다.
그러나 언론계에서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밖에 정동성 체육장관,이상연 보훈처장의 경질 가능성이 높다.
○손주환의원도 물망
○…이번 개각에서는 내각뿐 아니라 감사원장·안기부장 및 청와대 비서진의 대폭 개편이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서동권 안기부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김기춘 전 검찰총장이 후임물망에 오르고 있다.
노창희 의전수석은 주영대사나 외무차관설이 있고 후임에는 이병기 의전비서관의 승진이 유력하다.
최창윤 정무수석 후임에는 손주환 민자의원이 점쳐지고 있다. 여러차례 노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던 이수정 대변인은 최근 노대통령의 만류로 유임쪽으로 결정된 느낌.
김종휘 외교안보보좌관은 유임과 경질가능성이 반반.
○정문교 교체확실시
○…내무부는 안응모장관의 유임설과 김기춘 전 검찰총장,이상배 대통령 행정수석비서관 기용설이 엇갈리고 있어 예측하기 힘든 실정.
내부에서는 안장관 부임후 일관되게 민생치안을 강조해온데다 전쟁중 말을 갈아탈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워 유임을 점치고 있으나 외부에서는 범죄와의 전쟁후 강력사건이 잇따른데다 최근 화성사건 수사후유증까지 겹쳐 분위기쇄신을 이유로 경질설이 나돌고 있다.
정원식장관의 교체가 확실한 것으로 알려진 문교부는 직원들이 후임장관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술렁거리는 분위기.
법무부와 검찰은 이종남 법무장관이 부임한지 1년도 안된데다 그동안 무난하게 업무를 수행해와 유임가능성을 점치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그러나 이들 직원들은 만약 이장관이 경질될 경우 김기춘 전 검찰총장이 기용될 것으로 전망.
보사부 주변에선 김정수장관이 취임 9개월남짓 하나 정치장관 자리라는 상반된 변수때문에 경질 여부를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로 재임 만 2년을 넘긴 고건 서울시장도 이번 개각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
이는 지자제를 앞두고 최대의 격전장이 될 서울의 선거체제 구축이란 측면에서 꼼꼼한 실무형의 고시장보다는 「불도저형」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때문.
○경제팀은 골격유지
○…경제부처에서는 1∼2개부처 장관을 제외한 현 경제팀의 골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
지난 21일 노태우 대통령이 이승윤 부총리등 경제각료로부터 「내년도 경제운용계획」보고를 받을 때 칭찬받았을 뿐 아니라 현 경제팀이 임명된지 1년도 채 안돼 부총리 등의 유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있다.
기획원의 한 당국자는 『경제정책기조를 바꾸거나 정책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을때는 사람을 바꿔야 하지만 현재는 그같은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논평.
한편 이같은 논거에도 불구하고 국정쇄신이라는 측면에서 대폭 개각으로 방향이 잡힐 경우 부총리에 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강경식 전 재무부장관 등이 후보물망에 오르고 있다.
올들어 농민 및 소비자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켰던 우루과이라운드 대응책과 관련,상공부 등 몇개부처 장관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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