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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F-16, 나토 비행장서 출격하면 러 표적 될 것" 경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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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유럽의 다른 나라까지 공격할 계획이라는 서방 일각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utter nonsense)”라고 일축했다. 또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약속한 미국제 F-16 전투기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비행장에서 출격하면 해당 국가는 러시아의 "합법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타스통신은 28일(현지시간) 푸틴이 전날 러시아 중서부 트베리주(州)의 토르조크 마을을 방문해 러시아 조종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푸틴의 토르조크 방문은 지난 러시아 대선(3월15~17일)으로 5선을 확정 뒤 첫 지방 순방이다.  

푸틴 "우크라 전쟁은 나토 동진 탓" 반복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유럽의 다른 나라까지 침공할 계획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단지 자국민을 협박해 더 많은 돈을 뜯어 내려는 의도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방 국가들은 경기 침체와 생활 수준 악화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러시아 침략) 주장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특히 폴란드와 발트 3국, 체코를 지목하며 “자국민을 속이고 추가적 비용을 뽑아내면서 부담을 짊어지게 하려는 또 다른 수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스푸트니크통신은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원인을 나토의 동진(東進) 탓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푸틴은 “우리는 나토에 속한 국가들을 향해 움직이지도 그들을 건드리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면서 “우리는 그저 우리 국민과 우리의 역사적 영역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의 39%를 차지하는 반면 러시아는 단지 3.5%를 차지할 뿐”이라면서 “이런 데도 러시아가 나토와 전쟁을 하려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연했다.

이날 푸틴은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 공급 계획에 대해선 “그들이 F-16을 제공해도 전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전투기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만큼 F-16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인도되면 러시아는 이에 상응하게 군사 계획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된 F-16 전투기가 나토 비행장에서 사용될 경우 공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푸틴은 “당연히 제3국 비행장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사용된다면, 그곳이 어디든 우리의 합법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덴마크 공군 기지에서 F-16 전투기에 탑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덴마크 공군 기지에서 F-16 전투기에 탑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 "한국, 패트리엇 지원해달라"

한편 이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 자리를 빌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제공할 방법을 찾아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며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을 돕고 있지만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방어하는 데에 필요한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고 한다”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 승전이 세계의 안정을 의미하고 우크라이나의 패전은 한반도를 포함한 전세계의 불안정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한국에 방어용 무기 지원을 줄곧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선을 그어 왔다. 28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정부 입장에 변동된 바 없다"고 밝혔다.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한국 패트리엇 지원 요청'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는 패트리엇(PAC-2, PAC-3 MSE)을 일부 이전해 달라는 취지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산 무기인 패트리엇을 외국으로 이전하려면 미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실존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자국의 주요 대공 방어 무기를 외국에 지원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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