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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선에 ‘투명 투표함’…푸틴 찍거나 푸틴에 찍히거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81호 14면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국립해양대 학생들이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외신들은 “사용된 투표함 내부가 훤히 보여 비밀선거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국립해양대 학생들이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외신들은 “사용된 투표함 내부가 훤히 보여 비밀선거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대선이 논란 속에 사흘간의 일정으로 1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4명의 후보가 나섰으나,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푸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푸틴의 득표율이 80%를 넘느냐다. 기존 최고 득표율은 2018년에 기록한 76.7%였다.

일부 외신들은 이번 선거에서 투명 투표함이 사용된 것을 두고 비밀선거의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투명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접지 않은 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AP통신 등 외신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투표용지가 접히지 않은 채 투표함 속에 담겨 있어 누구에서 기표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비밀투표가 아닌 공개투표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러시아가 2022년 새로운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지역 4곳에서도 투표가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점령한 지역에서 실시하는 선거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푸틴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임기를 마칠 경우 그의 집권 기간은 6년이 늘어 총 30년을 채우게 된다. 이는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29년 집권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한편 유로뉴스는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왔던 러시아 최대 민간석유기업 ‘루코일’의 비탈리 로베르투스 루코일 부사장이 갑자기 사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일부 매체들은 루코일이 스스로 목을 매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회사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최고경영자(CEO), 이사회 의장 등 경영진 3명이 잇따라 돌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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