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보·혁 갈등 심화/급진세력 동맹 결성 보수파에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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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로이터·AP=연합】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전격 사임을 계기로 소련내 급진개혁파들은 셰바르드나제가 경고한 「독재출현」의 위협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동맹세력 결성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경보수파에 대한 강력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인민대의원대회내 급진파 단체인 지역간그룹은 21일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 세력은 다가오는 독재체제의 위협을 막기 위해 새로운 동맹세력을 구성하자고 촉구했으며 또다른 급진파 대의원 22명은 이날 독재를 저지하기 위한 「민중의 합의」란 이름의 새로운 단체를 결성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고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지역간 그룹은 급진파 기수인 보리스 옐친이 이끄는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동맹세력의 핵을 형성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도 경쟁자인 옐친과 힘을 합칠 것을 호소하는 인상을 풍겼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사퇴선언과 함께 민주주의자 동지들에게 정치권 복귀를 요청한 직후 나온 이 성명은 『우리는 러시아 공화국 최고회의 대의원 전원과 각 정당 및 운동권단체 대표들이 이 동맹세력에 가담,독재를 허용하지 말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그룹의 대표인 비탈리 첼리체프는 이날 회의 개막 직후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나라 민주화 과정의 붕괴 가능성과 반동적 독재체제 수립의 위험을 경고한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우려에 공감한다』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강경파들의 압력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미하일 모이세예프 소련군 참모총장은 이날 자신은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독재출현」경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사람들이 우려하는 비상사태를 선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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