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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스타 이중생활 부추긴다…'AI 핵인싸' 토론토대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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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방한 거틀러 총장 인터뷰 

팩플 인터뷰

챗GPT의 고향, 캐나다 토론토대의 성공 비결을 들여다봤습니다. 생성 AI 시대를 연 ‘핵인싸’들이 어떻게 IT 산업의 변방에 다 모였을까요? “토론토대는 교수들의 이중생활을 지원합니다.” 이중생활? 네. 토론토대는 AI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곳입니다. 교수도 연구와 교육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창업과 창업지도라는 ‘이중생활’을 열정적으로 즐깁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공동창업자 등 인공지능(AI) 분야 인재를 다수 배출한 캐나다 토론토대의 메릭 거틀러 총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공동창업자 등 인공지능(AI) 분야 인재를 다수 배출한 캐나다 토론토대의 메릭 거틀러 총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챗GPT, 고향은 어딜까. 제프리 힌턴 교수가 있는 캐나다 토론토대를 빼놓을 수 없다. 1987년 이곳 컴퓨터학과에 합류한 힌턴 교수는 오픈AI 챗GPT 토대가 된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연구했다. 이후 그의 지도하에 걸출한 AI 인재가 줄줄이 나왔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에 합류한 지미 바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토론토대는 어떻게 생성 AI 시대를 연 인재들을 배출했을까. 토론토를 글로벌 AI 산업계 ‘핵인싸’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난해 말 방한한 메릭 거틀러 토론토대 총장은 “수퍼스타가 수퍼스타를 부른다”고 말했다.

AI 분야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우리에겐 수퍼스타가 있다. 그 수퍼스타가 다른 수퍼스타를 끌어들이고 있다. 제프리 힌턴 명예교수가 그렇다. 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다른 우수한 연구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우수한 교수진이 우수한 학생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생겼다.”
토론토대 전경. 김남영 기자

토론토대 전경. 김남영 기자

토론토대는 AI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대학 중 하나다. 오픈AI의 ‘맞수’로 불리는 코히어(Cohere)도 이 대학 출신 에이단 고메즈가 차렸다.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이 스타트업은 엔비디아·오라클로부터 지난해에만 2억70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받았다. 라켈 우르타순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와비(Waabi)를, 브랜든 프레이 공학·의학 교수는 바이오 AI 스타트업 딥 제노믹스(Deep Genomics)를 창업했다.

교수·학생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우린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키운다.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실무에 적용하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이런 스타트업 중 상당수는 기후 변화나 빈곤 같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창업 외 다른 방식도 있나.
“우리는 교수진이 연구도 하고, 기업에서 사업도 하는 ‘이중생활’을 권장한다. 이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 고성능 컴퓨팅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학생들도 이런 곳에서 일할 기회를 갖는다.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다. ”
창업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이유는.
“실험실 밖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준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학생들이 (학업과 관련된) 근본적인 발견을 할 수 있게 이끈다.”

토론토대는 쟁쟁한 IT 기업들과 협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과 어떻게 협업하게 됐나.
“우린 AI 분야 최고 인재들을 키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찾고 싶어 한다.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으면 졸업생을 유치하고 채용하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LG전자와 파트너십을 위해 방한했다.
“공동 연구 및 협업을 진행한다. 2018년부터 5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는데 5년 더 연장했다. AI, 특히 비즈니스 적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AI 윤리·신뢰성 같은 연구도 같이할 예정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삼성전자·네이버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지난 13년간 9개 한국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다. 2018년 삼성전자와 삼성 AI 센터를 개소했고, 2022년부터 네이버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등 4개 연구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했다. 앞으로도 한국의 선도적 기업들과 연구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싶다.”
대학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포용이다. 토론토대의 DNA에는 ‘포용적 우수성’(Inclusive Excellence)이 포함돼 있다. 우리는 다양한 문화·언어·종교·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환영하고 포용한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다.”
대학도 기업처럼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인류 발전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치 있는 제품, 서비스로 만든 혁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대학은 이런 혁신 생태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학생과 연구자들은 세상과 기술이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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