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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쓰는 컴퓨터’ 경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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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명 영화 제작자·작가인 데이비드 베니오프가 넷플릭스 전용 XR기기를 착용한 모습. [AP=연합뉴스]

유명 영화 제작자·작가인 데이비드 베니오프가 넷플릭스 전용 XR기기를 착용한 모습. [AP=연합뉴스]

2024년, ‘얼굴에 쓰는 컴퓨터’ 경쟁의 막이 올랐다. 시작은 애플이었다.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의 공식 출시일(다음 달 2일)을 공개하며 불씨를 지피자 지멘스·소니가 공동개발한 확장현실(XR) 헤드셋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에서 공개했다. CES 2024에 참석한 가상현실(VR)·AR·XR 관련 기업은 총 366개사다.

올해 출시되는 헤드셋의 종류는 더 다양해지고 기능도 강력해졌다. 애플의 비전프로는 개인 컴퓨터의 기능을 아이폰에 담아낸 듯이 컴퓨터 기능을 헤드셋에서 구현한다는 콘셉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공간형 컴퓨터 시대가 도래했다”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소비자 전자기기 중 가장 진보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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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프로를 얼굴에 쓰면 별도 조정장치(컨트롤러) 없이 눈동자와 손의 움직임, 음성으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함께 개발된 공간운영체제(OS) 비전OS에서는 3차원(3D) 인터페이스를 제공, 눈앞에 보이는 디지털 콘텐트가 마치 실제 공간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눈앞에 띄워진 애플리케이션을 손가락을 사용해 원하는 크기로 조절할 수 있다.

독일 지멘스는 일본 소니와 손잡고 만든 XR 헤드마운트를 공개했다. 이는 산업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사람과 사물을 3D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인캐빈 XR Box’를 착용하고 비디오 게임을 하는 관람객. [AP=연합뉴스]

‘인캐빈 XR Box’를 착용하고 비디오 게임을 하는 관람객. [AP=연합뉴스]

이외에도 여러 기업이 헤드셋 신제품을 CES에서 선보였다.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엑스리얼(XReal)은 AR 스마트안경 ‘에어2 울트라’를 공개했다. 기기에 장착된 카메라로 사용자 손을 인식해 컨트롤러 없이 앱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AI를 탑재해 기능을 높인 제품들도 눈에 띈다. 생성형 AI인 챗GPT를 탑재한 솔로스테크놀로지의 ‘에어고3’는 오디오와 텍스트 형식으로 실시간으로 통·번역한다. 파나소닉의 투자를 받은 일본 기업 시프트올은 전용 마이크, VR 헤드셋과 헤드폰을 결합해 올인원 메타버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넷플릭스도 CES에 전용 부스를 마련, 헤드셋을 활용해 즐길 수 있는 자사의 몰입형 콘텐트를 소개했다.

세계 XR 헤드셋 시장의 성장세는 무섭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XR 헤드셋 출하량은 2022년 1800만 대에서 2025년 1억1000만 대, 2030년 10억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이런 분위기를 따라 올해 XR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프로세서는 퀄컴, OS는 구글을 활용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넘지 못했던 애플의 벽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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