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난치병 어린이들의 「아픔」생생-M-T V특별기획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을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너의 머리맡에 드리워진 어둠 있을 때/난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누군가를 돕는 작은 사랑/세상을 사랑으로 채우려면/그건 나로부터 너로부터 바로 시작인 거야/작은 도움 너의 밝음 시작된다면/너도 누군가를 돕는 사람을 배울 테니까』(박주연 작사·조용필 작곡).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15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MBC특별기획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공연」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무대 위에서 4시간20분 동안 진행된 노래와 영상은 보는 이의 가슴을 파고드는 호소를 지니고 있었다.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보내겠다며 이날만도 10억 원 이상의 성금이 답지했다. 적어도 2백만원 이상, 많게는 1천여만원까지 드는 수술비가 없어 해마다 백혈병·심장병 등으로 엄마곁을 떠나는 약3백여명의 어린이들에게는 10억원은 그리 충분한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MBC-TV의 이날 공연은 연말 불우이웃을 생각게 하는 어떤 모금 운동보다도 따뜻한 온정을 확산시켰다.
MBC는 방송사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을 이 행사에 쏟아냈다. 주말 저녁 방송사상 가장 길다는 4시간 이상을 생방송으로 9시 뉴스까지 밀어내며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방송에서 자선 행사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연말의 빠듯한 스케줄에도 국내 정상급 가수 1백여명이 총출연했다. 출연자들을 포함,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은 전화성금 모금원까지 합쳐 4백50여명에 이르고 있다.
종래의 모금방송이 흔히 들었던 노래들과 성금자들 모습만으로 지루하게 점철된 것과는 내용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로그램 1부에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그 가족의 슬픔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는 대형 TV화면으로 체조경기장의 1만여 관객들을 숙연하게 했고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모금방법을 알아보도록 자극시켰다.
이 행사를 위해 새로 창작된 8곡의 노래들도 끝없이 사랑의 메시지로 울려 퍼졌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애처롭고 귀여운 모습들이 공연중간 화면에 삽입되고 평화와 사랑을 호소하는 장면들이 어우러질 때면 어린이들의 아픔을 나누고자하는 심정이 솟게 했다.
『생명은 이렇게 아름다운데/나에게 생명을 주세요/슬프게 태어난 나에게 생명을…·/하얀 눈물이 그대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요.』
이날 노래들은 여느 쇼프로그램처럼 녹음테이프를 틀어주는 것이 아니라 관현악단과 그룹연주의 생음악들이었고 코미디나 익살이 삽입되지 않은 철저한 음악적 감동을 추구한 공연이었다.
전파로 이어진 사랑의 무대는 서울에서 그치지 않고 부산·광주·대구·대전 등 지방MBC에도 연결돼 다원방송으로 이어졌다.
대구에서 한 애처로운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뭘 하고 싶지…』라는 질문에 『의사가 돼 나 같은 아이를 낫게 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병원 비가 없어 퇴원해야하는 난치병 어린이들을 치료받게 해주기 위한 노력에 대중 음악인들이 나서고 방송전파를 통해 호소력 있는 노랫말과 영상이 퍼져 나간 이날 공연생방송은 추운 겨울의 싸늘함을 녹여주고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채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