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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와 라면…죽음 앞둔 그들이 원한건 산해진미 아니었다 [김범석의 살아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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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의 살아내다

김범석의 살아내다

김범석의 살아내다

삶의 마지막에 이르면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몸을 가눌 수 있는데도 일찍 병원에 의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더 나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김범석 서울대 암병원 교수는 더중앙플러스에 연재한 ‘김범석의 살아내다’를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의료진은 최선을 다했고, 가족들도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어르신은 돌아가셨다. 그런데 이게 과연 의료이고, 이게 과연 효도인가?”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근육이 줄고 낙상의 위험이 있으니 더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삼키는 근육까지 빠지니 사레가 걸리고 콧줄을 하게 되는 등 악순환으로 접어듭니다. 적어도 먹고, 씻고, 용변 보는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조언입니다. 무턱대고 입원하는 것이 만능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보호자가 많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것을 모르고 계세요. 아시게 되면 실망하실 테니 안 좋은 이야기는 저한테만 해주세요.” 그런데 보호자가 없을 때 환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본인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에 대해 모르는 것은 보호자입니다. 가족들이 서로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병실에 있게 되면 몰랐던 일면이 드러납니다.

환자가 하루를 버티기 어려울 것 같은 상황이 되면 가족들이 모이게 됩니다. 그렇게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가 회복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난감한 상황이 닥칩니다. 부모가 삶을 마감하는 시간과 자식이 마주한 생활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갑니다. 임종하지 못하는 것이 불효 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김 교수는 임종하는 자식은 부모에게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말기 암 환자를 진료하는 김 교수가 ‘김범석의 살아내다’를 통해 연재한 10편의 글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무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생선회와 라면. 김 교수가 외래 진료에서 암 환자를 마주할 때 “먹어도 되느냐”고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음식입니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생각나는 음식은 ‘산해진미’가 아닙니다. 평소에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건강을 잃고 쇠약해집니다. 그것이 닥치는 순간, 삶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김 교수의 경험을 전해 듣다 보면 지금 사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2023년을 돌이켜보고 마무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중앙플러스에서 ‘김범석의 살아내다’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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